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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첫 전국선거인 6·13 지방선거가 ‘D-31'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종합상황실에서 선관위 직원이 D데이 카운트다운 표지판의 숫자를 바꾸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오는 6월 1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뤄지며 사전투표소 투표는 6월 8일과 9일 양일 간이다. 2018.5.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를 대하는 여야의 태도가 극명하게 갈린다. 여당은 "선거는 축제다"며 즐길 준비에 한껏 들떴다. 반면, 야당은 "후보가 마땅찮다"며 고민이 깊다. 여당의 이런 분위기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형성된 높은 지지율 덕분이다. 선거 전날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도 열린다. 야당은 고착화 된 낮은 지지율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노숙투쟁과 단식농성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국민들 시선은 싸늘하다.

◇평화무드·대통령 인기…與 지지세 굳히기= 더불어민주당은 '판문점 선언 효과'로 형성된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지방선거 압승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지방선거 전날인 다음달 12일에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덕분에 평화무드를 계속 선거전에 활용할 계획이다. 평화 이슈가 선거때까지 이어진다면 국민적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자신감은 지도부에서 확인된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방유세를 다닐 때마다 문 대통령을 강조하며 표심몰이에 주력하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12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충남도당 필승전진대회에 참석해 "요새 아이들은 대한민국이 헬조선 아니고 문재인 보유국이라고 자랑한다"며 "당의 지지율이 높다고 자만하지 말고 지방선거에 승리해 진정한 정권교체를 완성하자"고 말했다.

13일 부산항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필승결의대회'에선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오고, 불가능할 것 같던 회담이 열렸다"며 "국민 80% 이상이 잘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나 박수 쳐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번 선거 승패를 좌우할 17개 광역단체장을 비롯해 선거에 나설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출마자들 표정에선 자신감이 묻어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등은 이번 선거 필승을 자신하며 느긋한 여유를 보인다. 상대 진영의 공격에도 대응을 자제하며 정책 중심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말을 아낀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높은 당 지지율을 비롯해 북미정상회담 등 여러 이슈가 이번 선거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며 "자신있게 선거를 준비하되, 한편으론 자만하지 않도록 후보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과 없는 대여공세…野후보들은 '각자 도생'=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침울한 표정이다. 특히 한국당은 국회 앞 천막투쟁과 단식농성까지 벌였지만 '드루킹 특검' 관철에 실패하면서 "답답하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 지지율 반등을 위해 사활을 걸었던 대여공세 전략이 남북·북미정상회담 등 외교 통일 이슈 앞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면서다. 높은 지지율을 앞세운 여당의 기세를 꺾지 못한 것이다.

 

한국당은 그동안 여당에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이슈 선점에 당의 총력을 기울였다. 경찰청·청와대·네이버 본사 등 관련기관을 잇따라 항의방문하고 연일 장외 의원총회를 열었다. 그러나 드루킹 특검발 투쟁 동력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국회 정상화와 특검 처리를 놓고 여야는 지지부진한 협상을 이어가다가 결국 8일 결렬됐다.

단식 9일째에 중단을 선언한 김성태 원내대표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협상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은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버티는 여당 앞에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한국당 안팎에선 "사실상 여당이 이기는 게임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왔다.

 

지지율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야당의 지방선거 후보들은 '각자 도생'에 나섰다. 홍준표 대표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강성 발언에 대한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등의 '선긋기'가 대표적이다. 보수의 강경한 프레임에 갇히기보다 외연을 열어 놓는 발언을 통해 표심을 잡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외교안보 이슈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말이 나올 만큼 여당에 유리한 게 사실이지만, 경제정책 관련 우려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이달 말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유권자 지역 내 민생 현안을 부각해 분위기 반전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