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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저희 쪽에 있을 땐 깐깐한 경제관료고 원칙주의자였는데 지금은 정치인 같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 야당의원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평가한 말이다. 박근혜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내며 한 때 같은 편(?)이었던 김 부총리에 대한 서운함이 담긴 표현이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문재인 정부 내각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은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하고 '독설'을 쏟아내며 흥분하는 모습도 보였다. '친분'때문에 평가를 거부하는 국회의원도 있었다. 조사과정에서 나온 인상적인 말들을 뽑아 봤다.

◇"패싱이 아니라 리딩으로"…소신주문형 = 김 부총리에 대해서는 소신있는 정책을 펴라는 주문들이 많았다. 과거 원칙주의자인 줄 알았던 김 부총리가 이제는 정치인 같다는 한 야당의원의 말도 김 부총리의 소신있는 정책 집행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말이다. 이는 여당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였다. 기재위 소속 한 여당의원은 김 부총리를 향해 "소신있는 자가 자기 뜻을 이룰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여당 의원은 "자신이 (뜻대로 정책을 펼치기에) 얼마나 좋은 위치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며 "자신감을 갖고 '패싱'(passing)을 '리딩'(leading)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지는 실행되고 의도는 전달돼야 비로소 가치가 인정된다"…소통주문형 =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는 소통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한 여당 보좌진은 "의지는 실행돼야, 의도는 전달돼야 비로소 가치가 인정된다"며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또 발언의 전체적 맥락과 달리, 사족(蛇足)의 말들이 논란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반면 또 다른 여당 보좌진은 "적절한 수준에서 정제된 워딩이 아니라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돋보였다"며 "정쟁 시비가 있는 것들 마저도 그런 맥락들을 솔직하게 설명하려고 했다"며 송 장관의 소통 방식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뭘 한게 있어야 평가를 하지"…평가절하형 = 장관에 대한 평가를 거부하는 발언들도 종종 나왔다. 특히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해 "(정책이)오락가락 한 것 밖에 기억이 안난다" "(칭찬할 점) 없다" 등 평가가 어렵다는 답변이 많았다. 김 부총리 이번 평가에서 평점 2.2점으로 18명중 3번째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최하점을 받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한 야당 의원은 "상임위 열리면 사퇴촉구하려고 사퇴요구서 써놨다"며 "평가자체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이번 장관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은 김영춘 해수부 장관도 "뭘 한게 있어야 평가를 하지 않겠냐"며 평가절하를 당하기도 했다.

◇"내가 여당 소속이라 평가하기 어려워"…평가거부형 = 친분 때문에 평가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행안위 소속 한 여당의원은 김부겸 장관에 대해 "내가 여당 의원이라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상임위 한 야당의원은 "언젠가 돌아올 분이니까 잘 지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평가하기를 피해가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 여당의원은 "상임위에 온 지 얼마 안 되서 (장관에 대해) 잘 모른다"고 이유를 대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은 "장관을 만나야 평가도 하지 않겠냐. 과방위가 불량상임위라..."라며 장관을 볼 기회가 적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던데 이 사람은 확실히 있어요"…극찬형 = 재치있는 발언으로 장관을 추켜세우는 경우도 있었다. 한 여당의원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 대해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던데 이 사람은 확실히 영혼이 있다"며 조 장관의 소신을 칭찬했다.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 여당의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대해 "몽땅 다 잘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세종시에서 관용차로 하이브리드를 타는 게 모범적"이라며 칭찬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