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 처리의 나비효과…'개 공장' 그리고 '영양탕'의 몰락

[the300][이주의 법안]①서형수 대표발의 가축분뇨법 개정안

지난 2월 국회는 축사 적법화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가축분뇨법(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처리했다. 가축분뇨를 배출하는 무허가 축산농가가 정해진 기간 내에 허가나 신고 신청을 하면 행정처분을 하지 않고 적법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기간을 연장해주는 내용이었다.

소규모 영세 축산업자들에겐 규제 완화였다. 반면 개를 사육하는 생산업자에게는 강한 규제 장치가 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심의과정에서 개 사육장은 허가 신청 간소화와 행정처분 유예 대상에서 제외된 때문이다. 개 도살과 도축이 식품위생관리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등 각종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게 환노위의 판단이었다.

가축분뇨법 상 ‘가축’은 소, 돼지, 닭, 오리 뿐 아니라 개도 포함된다. 축사 규모에 따라 법의 적용을 받는다. 돼지의 경우 50마리 이상은 신고하고 1000마리 이상의 축사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개의 경우 60마리 이상의 경우 신고를 해야 한다. 육견 뿐만 아니라 반려견 생산 농가도 ‘개 농장’에 당연히 포함된다.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육견협회는 헌법재판소에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하고 거리집회를 열었다. 개 농장 폐쇄를 요구하는 동물단체는 “개를 먹지 말라”며 반대집회를 열었다. 가축분뇨의 처리가 ‘개고기 합법화’와 ‘개식용 금지’ 갈등으로 번진 것이다.

가축분뇨법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우리나라가 ‘폐기물 기타 물질의 방출에 의한 해양오염방지협약’(런던협약)에 가입하면서 2006년 제정됐다. 이에 따라 2012년부터 가축분뇨의 해양배출처리가 전면 금지됐다. 가축 분뇨의 육상처리 부담이 커지고 가축분뇨의 육상처리 방안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그 이전에 우리나라는 1988년 도입된 폐기물해양배출제도에 따라 육지에서 100km 이상 떨어진 동해와 서해에 가축분뇨를 폐기했다.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축분뇨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가축분뇨실태조사법’이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시도지사는 비료 및 가축분뇨로 인한 환경오염실태를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시도지사의 경우 예산과 인력의 문제로 실태조사가 어려우니 국가가 비용을 지원해서 가축분뇨실태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방안이다. 지역별로 가축사육 농가수와 사육두수의 차이가 크고, 가축분뇨의 배출이 많아 실태조사가 필요한 지역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농촌지역에 집중돼 있으므로 타당한 입법조치로 보인다.

◇“이 법은 반드시 필요한가?”= 2015년을 기준으로 보면 가축사육 농가 수는 20만 가구, 사육하는 가축은 2억 3685만 마리에 달한다. 닭과 오리가 2억 1643만 마리로 가장 많고 돼지 1068만 마리, 소 286만 마리 등이다. 가축분뇨는 하루에 17만3000 톤이 발생한다. 돼지가 9만1000톤, 소 4만1000 톤, 닭과 오리가 1만7000톤이다.

하지만 환경부가 집계하고 있는 가축분뇨처리량은 하루 7만 8000톤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부분 퇴비화나 액비화를 한다. 정화처리나 위탁처리비율은 5% 수준이다. 하루에 10만 톤가량의 가축분뇨가 실태조사에서 제외돼 가축분뇨의 불법폐기 및 불법폐기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 가축분뇨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이어진다. 실태조사가 우선순위이다.

◇“이 법은 타당한가?”= 무허가 가축분뇨 배출시설, 즉 축사의 합법화를 유도하고 실태조사를 통해 환경오염을 막겠다는 방안은 그 자체로 옳다. 다만 해양처리금지로 육상처리만 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국토의 가축분뇨량 감당능력이 이미 포화상태가 아닌지에 대해 우선 답을 해야 한다.

경제성장과 국민소득의 증가로 육류 소비가 증가하고 축산농가도 전업형, 기업형으로 사유 규모를 늘려왔다. 가축분뇨 배출량도 덩달아 급증했지만 가축분뇨의 적절한 처리와 자원화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축산농가에게만 모든 부담을 전가할 수 없는 이유이다.

◇“이 법은 실행 가능한가?”= 가축분뇨법은 친환경적 축산방식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배출시설, 자원화시설, 퇴비나 액비 시설, 정화시설, 처리시설 등 공공처리시설을 통해 가축분뇨를 관리하고 이용하자는 것이다. 실제 가축분뇨법은 가축분뇨의 적절한 관리와 이용을 통해 헌법 제35조의 환경권을 보장한다.

하지만 가축 사육두수를 규제하는 문제, 가축분뇨에 관한 전자인계관리시스템 개선 문제 등 미해결과제가 많다. 특히 여전히 영세한 축산농가가 많고 특정지역에 편중 또는 집중되어 있는 상황은 친환경 축산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관광객들의 유별난 ‘흑돼지 사랑’ 덕에 제주도의 돼지 사육은 50만 마리가 넘는다. 70만 명이 조금 못되는 제주도 인구수, 전국 돼지사육두수가 1068만 마리라는 걸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다. 동시에 제주도 양돈농가의 가축분뇨 불법배출 사건은 끊이지 않고 이제는 지하수 오염이 심각하다는 보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제주도가 시행하는 가축분뇨 공공처리와 공동자원화 사업을 확대하면 모든 가축분뇨를 처리할 수 있을까? 식탁 위의 고기를 한 조각도 포기하지 않으며 친환경적 축산을 기대하는 것이 타당한가? 욕망과 능력은 별개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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