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가 文대통령, 게이머 김정은, '딜러' 트럼프

[the300][실향민 대통령, 유학파 권력자]③외교 스타일 차이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도보다리 위에서 대화 하고 있다. 2018.04.27. photo1006@newsis.com

경청할 줄 아는 협상가와 '끝판왕'을 찾아가는 게이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판이하게 다른 인생경험에 따라 정상급 외교에 임하는 스타일도 다르다.

문 대통령은 타고난 협상가(negotiator)다. 자기를 드러내기보다 묵묵히 맡겨진 일을 하는 타입이다. 실향민 가족인데다 보수적인 영남(부산)에서 자란 영향이 크다. 변호사로서는 약자 중의 약자를 돕는 인권변호사로 일했다.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경청하는 자세를 더욱 가다듬었다. 

이런 특징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유감없이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도보다리 위 대화에서 손짓을 쓰고, 인상도 찌푸려가며 하고싶은 말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이를 다 들어주는 것은 물론, 김 위원장에게 다양한 조언도 한 걸로 추정된다. 문 대통령은 '럭비공'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성공적인 회담과 전화통화를 거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 대해 "터프해서 좋다"고 하는 등 호감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정말 '터프'했다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에 맞춘 태도와 화법으로 신뢰를 얻은 걸로 풀이된다. 이희호 여사가 "노벨평화상을 받으시라"는 덕담을 건넸다는 보고를 받자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으셔야 한다. 우리는 (노벨평화상 중에)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한 게 단적인 예다.

문 대통령이 협상가라면 김 위원장은 게이머(gamer)에 가깝다. 비디오게임을 생각하면 쉽다. 목표가 분명하다. 최종보스(끝판왕)을 만나기 위해 각종 장애물을 통과해야 한다. 그는 자신이 체제와 권력 보장이라는 거대한 게임판 안에 들어와 있음을 잘 아는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솔직한 면을 보이긴 했지만 그 또한 목표를 향한 전략과 연출일 수 있다. 

세대 특징도 있다. 1980년대에 태어난 30대다. 한국의 또래들처럼 유년기부터 일본 만화나 비디오 게임을 가졌다. 수퍼마리오 테트리스 등의 비디오 게임도 즐겼다고 한다. 김정일 일가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의 기억이다.

또 한 사람,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있다. 성공한 비즈니스맨이자 거래(deal)의 기술로는 세계적인 인물이다. 처음부터 상대에게 불가능한 조건을 제시, 유리한 고지에 오르고는 주도권을 쥔다. 뉴욕 등지에 트럼프 타워를 세우며 '트럼프 월드'를 구축했을 때만이 아니다. 김 위원장에게 "리틀 로켓맨"이라 쏘아붙이며 말폭탄 대결을 벌이던 것도 따지고 보면 거래의 기술이다.

'네고시에이터' 문 대통령과 '게이머' 김 위원장, '딜러' 트럼프 대통령. 한반도 문제의 열쇠를 쥔 3인방이다. 저마다의 특징을 어떻게 구현할지 그 결과는 어떨지 주목된다.



 
  • 300인덱스
  • 청탁금지법ABC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