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27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연일 비난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한국당 내부에서 반발 여론이 나오면서 당내 잡음이 커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지지율에 대한 걱정과 국민 여론과의 괴리로 '고립'되는 안보 보수의 한계에 대한 고민이 있다.
홍 대표는 남북정상회담 전후로 연일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26일 방송된 일본 아사히TV 인터뷰에서는 "한국 여론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계층은 좌파뿐"이라고 주장했다. 회담 직후인 지난 27일 "결국 남북 정상회담은 김정은과 문재인 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평화쇼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홍 대표는 29일 "한 번 속으면 속인 놈이 나쁜 놈이고,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고, 세 번 속으면 그때는 공범"이라며 비판 기조를 유지했다. 30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상적인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이루어진 이면에 북한 김정은과 우리 측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는 안보관을 강조하며 보수층 결집을 노리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국당 내에서는 지방선거 후보자를 중심으로 홍 대표의 강성 발언과는 차별화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홍 대표의 발언에 궤를 같이 하기보다는 거리를 두는 것이 표 잡기에 더 낫다는 판단이다.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이고 있는 광역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이 대표적이다.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후보는 1일 홍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다소 너무 나가셨다는 느낌"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한반도 평화의 문제는 여야가 따로 없고 보수 진보도 따로 없다"며 "힘과 지혜를 합쳐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 홍 대표도 이 문제만큼은 초당적으로 협력할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전날 "남북정상회담 관련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며 "정신 차리고 국민의 언어로 말하라"며 홍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남북정상회담 평가를 두고 일어난 당내 잡음에는 안보 보수의 한계에 대한 고민이 그 배경으로 풀이된다. 남북 간 평화무드가 조성된 상황과 반대로 한국당이 안보를 강조하며 대북관계에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면서 오히려 당 지지층이 점점 고립되는 형국이다.
때문에 안보 보수의 강경한 프레임에 갇히기보다 외연을 열어 놓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28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평화를 향한 여정이 시작됐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교류·협력을 위해 다양하고 진일보한 합의가 이뤄진 것을 의미있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30일에는 "일단 시작은 잘했다"며 "한반도가 비핵화 되고, 또 통일의 길까지 가길 원하는 국민들이 대다수다. 똑같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김태흠 최고위원도 29일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도 아니지만 판문점 선언을 비판할 때도 아니다"라며 중립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는 길고 긴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북한의 완전 핵 폐기를 통한 비핵화는 종국의 목표를 이룰 때까지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베스트클릭
- 1이준석, 尹-李 영수회담에 "긍정적...조국이나 나는 부담스러울 것"
- 2尹정부 2번째 재외공관장회의…호주 공관장 불참, 주중대사 참석
- 3尹, 빠르면 21일 비서실장 임명…총리 지명은 더 신중 모드
- 4이재명, 윤 대통령에 민생지원금 요구하고 총리 추천?···용산회담 주목
- 5윤 대통령 '영수회담' 결단에 …국민의힘, 정국 반전 기대감 '솔솔'
- 6국민연금 고갈 6년 늦출 뿐인데…"더 내고 더 받겠다" 시민의 선택
- 7윤 대통령, 빠르면 21일 비서실장 지명…총리는 더 늦어질듯
- 8"고래가 잘못 꼬리짓 하면 송사리는 죽어"…허리 숙인 與 낙선인들
- 9국민의힘, 윤석열-이재명 회담 성사에 "적극 환영…초당적 협력 기대"
- 10국민 10명 중 6명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으로 개혁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