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레터]'위장평화쇼' 말하는 홍준표의 '위장비판쇼'

[the300]'비판을 위한 비판'에 지지층도 피로감..북미 정상회담 등 진지하게 지켜봐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지도부를 비롯한 소속 국회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드루킹 사건'으로 불리는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한 특별검사법 수용을 요구하는 '댓글조작 규탄 및 특검 촉구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앞서 특검법 처리와 헌법개정안, 방송법 및 민생법안 등 처리를 위해 5월 임시국회 집회를 요구한 한국당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특검법 수용과 5월 국회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2018.4.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7일 오전 9시29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북측 판문각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이 판문점 남측 군사분계선 앞에서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기자 경기 고양 킨텍스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프레스센터(MPC)에 모인 10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악수를 하는 순간,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순간까지 박수는 이어졌고 중간중간 탄성이 터져나왔다. 11년만의 남북정상 간 만남은 그 자체로 보는 이들에게 '감동'이었다.

양 정상의 만남은 보여주기식 '쇼'로 끝나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판문점선언'에 합의했다. 남북정상이 만나 완전한 비핵화를 명문화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도 한 목소리로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단, 자유한국당은 예외다.

한국당은 '판문점선언'에 대해 사흘 째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의 통일전선 전략인 '우리 민족끼리'라는 주장에 동조하면서 북핵 폐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김정은이 불러준대로 받아 적은 것이 남북정상회담 발표문"이라며 "김정은과 문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평화쇼에 불과했다"고 평가절하했다.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른 시점일수도 있다. 비핵화는 실질적인 조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앞으로의 이행 로드맵과 이행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이어질 북미정상회담, 가을에 다시 열릴 남북정상회담이 더욱 중요하다. 

1991년 이래 북한이 여러차례 비핵화를 천명하면서도 핵실험과 미사일발사 실험을 강행한 점에 비춰볼 때 한국당이 우려하는 점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덮어놓고 무조건 비판하기에도 이른 시점이다. 북한이 과거와 같이 '위장평화'를 외치며 뒤로는 적화통일을 준비하는 화전양면전술을 펼 수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때가서 비판해도 늦지 않는다. 이제 남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첫발을 뗐을 뿐이다. 막연히 '위장평화쇼'로 비판만 한다면 남북관계는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할수도 있다. 

한국당이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을 '위장평화쇼'라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6.13 지방선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각을 세워 '정권심판론'을 선거프레임으로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한국당은 지방선거 슬로건도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로 정했다. "나라를 통째로 북에 넘기겠습니까, 나라를 통째로 좌파들에게 넘기겠습니까, 지방까지 통째로 좌파들에게 넘기겠습니까'라고 국민들에게 물어보자"는 게 홍 대표의 구상이다. 전형적인 색깔론이다.

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한국당 소속 지방선거 후보자는 슬로건을 안쓰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한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다'는 선언은 신뢰와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면서도 "평화의 여정이 시작됐다. 해피엔딩이 되도록 박수치고 응원할 것"이라며 '위장평화론'과 배치되는 평가를 내놨다.

홍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여론 조작이나 일삼는 가짜 여론조사기관과 댓글조작으로 여론조작하는 세력들이 어용언론을 동원해 국민을 현혹해도 나는 깨어 있는 국민만 믿고 앞으로 나아간다"고 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취재한 1000여명의 내·외신 언론을 모두 문재인정부가 동원한 '어용언론'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홍 대표에게 묻고싶다. 선거를 위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의 눈엔 위장평화쇼보다 홍 대표의 '위장비판쇼'가 먼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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