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만 아는 '도보다리' 밀담…아쉬움속 억지로 끝낸 '만찬'

[the300]남북외교 힘보탠 퍼스트레이디…김정은, 만찬장서 '원샷'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도보다리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선언'에 서명하기 전 도보다리에서 단독회담을 가졌다. 배석자 없는 유일한 '단독회담'이었다. 양 정상이 속내를 터놓고 얘기하는 시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 대통령은 소수의 측근에게만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는 이에대해 일제 함구하고 있다.

 

27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기념식수를 마친 뒤 판문점 자유의집 오른쪽으로 난 길을따라 도보다리로 향했다. 파란색 도보다리를 따라 50여미터를 함께 걷다가 다리 끝에 마련된 벤치에 마주보고 앉았다. 송인배 대통령 비서실 제 1부속비서관와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인근에서 대화를 지켜보긴 했으나 두 정상과는 거리를 유지했다.

 

주로 문 대통령이 얘기를 하면 김 위원장이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종종 손동작을 곁들이며 무언가를 설명하는 듯 했다. 때로 차를 마시며 김 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말을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였다.

 

남북 분단의 상징 '판문점' 위에서 자유롭게 산책하며 나눈 두 정상의 대화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앞서 오전 100분간의 3대3 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와와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한 어느 정도의 교감을 확인한 이후 이뤄진 회담인 만큼 한층 더 마음을 터놓고 진전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내 정부 분위기와 상황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화내용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말해주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며 회담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판문점선언을 공동 발표한 이후 이어진 만찬에서는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함께 참여해 '남북외교'에 힘을 보탰다. 두 여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하며 상호 신뢰와 친분을 쌓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좋은 분위기는 만찬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지정석이라고 할 게 없을만큼 남북 만찬 참석자들은 서로 자리를 오가며 통성명을 하고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양측은 준비됐던 술도 상당히 많이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누님 두 분이 북에 계시다"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말을 듣고는 함께 원샷을 하기도 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은 북한예술단과 함께 즉석에서 무대를 꾸몄다. 현 단장은 조용필과 함께 듀엣곡을 부르기도 했고 윤도현도 즉석에서 노래했다. 제주소년 오연준군도 북측과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고향의 봄'을 추가로 불렀다. 리 여사 등 일부 참석자들은 입으로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했다. 북한 예술단이 준비한 마술쇼도 흥을 돋궜다.

 

김 위원장이 오전 정상회담에서 평양냉면 이야기를 꺼낸 뒤 한국에서 평양냉면 집이 인산인해를 이뤘다는 소식이 만찬장에 전해지자 남북 관계자 모두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후 6시 30분부터 시작된 저녁 만찬은 당초 계획보다 40분 더 진행돼 9시 10분쯤 끝냈다"며 "억지로 끝냈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진행된 환송행사는 남북의 '신뢰'에 정점을 찍었다. 환송행사가 평화의집 건물 외관을 향해 빛으로 영상을 비추는 식이라 잠시 불이 완전히 꺼진 순간이 절정이었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이 서로 믿음 없이는 불가능 했을 것"이라며 "불이 껐을 때의 현장 분위기는 짜릿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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