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도보다리 위 30분 Live…전 세계를 향한 무언의 메시지?

[the300]남북이 한반도 주인공 상징…판문점 선언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명시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남과 북 양 정상은 이날 세계 유일 분단국가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2018.4.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 남북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남북 정상이 전세계에 라이브(Live)로 한반도 비핵화를 천명한 '판문점 선언' 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본 광경은 따로 있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 둘만 나선 도보다리 산책이다.

27일 오후 4시35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배석자 없이 판문점 자유의 집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도보다리로 향했다. 청와대는 '친교산책'이라고 명명했지만 사실상 오전 첫 번째 정상회담에 이은 두 번째 정상회담이었다. 

50여 미터의 파란색 도보다리를 함께 걷던 두 정상은 다리 끝에 마련된 벤치에 마주보고 앉았다. 머리위로 따뜻한 봄볕이 쏟아졌고, 테이블 위엔 목을 축이기 위한 차가 놓여져 있었다.

두 정상은 이후 30분간 쉬지 않고 대화를 나눴다. 주로 문 대통령이 이야기를 하면 김 위원장이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종종 손 동작을 곁들이며 무언갈 설명하는 듯 했다. 때로 차를 마시며 김 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말을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왼 손을 쭉 펴 테이블을 잡기도 하고, 왼쪽 다리를 폈다가 접는 모습, 안경을 고쳐쓰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치 유리벽이 놓인 듯 했다. 전 세계는 생방송으로 두 사람의 '모습'만 지켜봤다.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대신 새가 지저귀는 소리, 풀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바람소리, 멀리 떨어져 지켜보는 취재진 소리만 스피커를 채웠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도보다리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도보다리 산책 생중계는 '방송 사고' 가 아니었다. 더 강력한 '무언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 했다.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린 남북 분단의 상징 '판문점' 위에서, 분단의 당사자인 남북 정상의 독대는 '한반도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 라는 상징을 간결하게 각인시켰다.

문 대통령은 항상 "북핵 문제는 우리 한반도의 문제다. 우리가 그 문제의 주인이고 당사자다.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날 오전 정상회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도 문 대통령은 "오늘의 주인공 김 위원장과 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도 깊은 공감대를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 공동 발표석에 서서 "마주치고 보니 북과 남은 역시 갈라져 살 수 없는 형육이고 동족이라는 걸 가슴물클하게 절감했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운명을 바꿀 이날의 만남과 판문점 선언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위대한 역사는 저절로 창조되고 이룩되지 않으며 그 시대 인간들의 성실한 노력, 뜨거운 숨결의 응결체다"며 "외풍과 역풍도 있을 수 있고 좌절과 시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고통 없이 승리가 없듯이, 시련 없이 영광이 없듯이, 언젠가는 도전을 이겨내고 민족의 진로를 헤쳐간 날들로 즐겁게 추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문점 선언은 두 정상의 민족 자주 의지를 명문화 했다. 선언 1조 1항은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 300인덱스
  • 청탁금지법ABC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