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첫 만남부터 판문점선언까지 약 8시간

[the300]10.4선언에 기초 '원점' 재검토는 없다…쟁점은 북미회담 이후로 남겨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마무리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번 정상회담은 모든 준비과정이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월1일 신년사 발표시점부터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기까지 채 4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정상회담 선언문인 '판문점선언'이 나오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07년 10월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열린 회담과 달리 이번 정상회담 합의문은 하루만에 결과물을 내놨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양 정상이 처음만나 판문점선언 서명식이 이뤄지기까지 걸린시간은 약 8시간30분. 이 중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진 시간은 1시간40분 정도다. 오후에 양국정상이 도보다리를 거닐며 30여분 단독회담을 한 것까지 포함하더라도 회담시간은 2시간여 남짓.  

오전 정상회담이 끝난 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실무회담은 진행되고 있다"며 "합의문 발표가 언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한다"고 전했지만 이들의 표정에서 긴장감보다는 여유로움이 읽혔다. 정상회담 이전에 사실상 실무적으로 합의를 대부분 끝마쳐놨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의 두 차례 정상선언이 기초가 된 덕이다. 2010년 5.24조치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된지 8년이 지났고 남북교류가 완전히 단절되는 상황까지 갔지만 남북은 논의의 출발점을 '원점'으로 돌리지 않고 2007년 10.4선언에서 출발했다. 이번 선언문을 보면 10.4정상선언보다 후퇴한 내용은 없다. 10.4선언의 정신과 내용이 거의 그대로 담겼다. 

두 정상의 적극성도 이같은 결과를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 전에 이미 '비핵화' 의지를 선제적으로 밝혔다.  문 대통령도 취임직후부터 의지를 보였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전까지 남북 간 접촉은 없었다는 게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취임 직후부터 물밑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움직였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판문점=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오전 정상회담 후 양 정상이 기념 식수를 하고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동강물을, 김정은 위원장은 한강물을 나무에 주고 있다. 2018.04.27. amin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 원장은 북한 뿐아니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현 국무부 장관 내정자)과도 접촉해 사상 첫 남·북·미 3각 고위급 채널을 만들어냈다. 공식채널로는 통일부와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역할을 했고 물밑에서는 국정원이 움직여 합의 사안을 조율해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 합의 배경에는 사실상 '쟁점'사안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반도 비핵화, 대북제재 완화 등 남북 양측의 의견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엮여있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탓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발전적인 방향을 담되 추상적인 내용을 담는 수준의 합의를 도출해낸 것이다.

이후 구체적인 이행방향 등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열릴 남북미회담이나 추가 남북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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