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北 'N세대'…대표주자 김정은이 만드는 변화

[the300][2018 남북정상회담] 정규교육·해외유학·시장경제로 무장한 N세대 부상…'세대갈등' 조짐도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철통경호를 받으며 남측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파격의 연속이다. 행동부터 말 한마디 한마디까지 다 그렇다. 덥썩 손을 잡더니 군사경계선을 넘고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냉면으로 농담을 던진다. 가장 민감한 핵 문제까지 농담의 소재로 사용한다. 전 세계로 송출되는 카메라 앞에서도 거리낌이 없다.

무례한 것도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측 수행단에 깍듯하게 예의를 지킨다. 오전 회담을 마치고 그를 배웅하러 나선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의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도 마찬가지다. 우리 측 인사들과 환한 웃음으로 인사를 나누며 "오래간만입네다"라고 인사를 하는 여유를 보인다.

북한이 변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테이블에 나오더니 더 전향적 태도로 회담에 임한다. "대통령께서 (핵실험과 ICBM 발사로) 새벽잠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습니다"라는 말까지 했다. 배포, 자신감, 유연성, 합리성 갖은 긍정적 표현이 따라붙는다.

북한은 왜, 어떻게 변화했을까. 세대 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새 세대', 혹은 'N(New)세대'의 등장이다. 북한 연구자들은 1970년대 중·후반 출생자들을 북한의 ‘N세대’로 분류한다. ‘혁명 4세대’라고도 한다.

정규교육체계가 완성되던 시기에 학교를 다녔다. 고등교육의 혜택을 받았다. 스마트폰과 같은 최신 기술에 익숙하다. 시장경제에 대한 거부감도 적다. 유학 경험도 있다. 부모 세대(혁명 2세대)와 전혀 다른 세대적 특성을 갖는다.

1984년생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N세대의 대표 격이다. 스위스에서 유학했다. 애플의 데스크탑 '맥'과 노트북 '맥북 프로'를 애용하는 디지털 세대다. 김 위원장같은 N세대의 등장이 던지는 충격파는 크다. 특히 북한과 같이 단일 지도자와 극소수 지도층에 의해 운영되는 체제에서는 더 그렇다. 그래서 앞으로의 북한을 이해하는 방식과 상대하는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최근 동북아질서의 급격한 변화 역시 이러한 북한 N세대의 부상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며 "2016년 당대회 이후 이같은 세대교체가 더욱 가속화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변화가 김 위원장의 결단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최근 이뤄진 북한의 변화는 N세대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 집권 초기엔 노년층의 견제와 비판이 있어 속도 조절을 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핵무기에 대한 인식도 이전 세대와 다르다. 핵무기는 경제건설로 나아가기 위한 '떡밥' 정도라는 인식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서둘러 핵무력 완성 선언을 한 것 역시 N세대의 핵에 대한 인식이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핵 완성 선언을 한 것은 미국과의 대결만을 생각하는 나이든 세대들을 안정시키기 위한 전략적 메시지"라며 "안보문제가 해결된 만큼 이제 내부 갈등 없이 경제건설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시장경제에도 훨씬 익숙하다. 고위층은 유학생활에서 얻은 서방 국가의 백화점 등 소비문화의 세례를 받았다. 반대로 일반 주민들 9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이어진 '고난의 행군' 이후 등장한 이른바 '장마당'에서 시장경제의 경험을 얻었다. N세대가 '장마당 세대'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유연성·합리성·국익 우선으로 설명되는 김 위원장과 북한의 최근 변화는 이같은 N세대의 특징과 세대교체를 반영하는 것이 맞다"며 "N세대 만으로 북한의 변화 전체를 설명하기에는 아직 연구가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 300인덱스
  • 청탁금지법ABC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