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환영·돌발 제안…남북정상 세 차례 만남 톺아보니

[the300][2018 남북정상회담]3차례 정상회담 모두 '화기애애'…남북 정상, 서로 파격 제안도

남북정상회담프레스센터(고양)=유승목 기자 | 입력 : 2018.04.27 16:02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앞에 두고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11년 만에 다시 성사된 남북 정상의 첫 만남은 남북 관계의 중요한 분기점이 됐던 지난 두 차례 정상회담처럼 화기애애하면서도 보다 파격적이었다.

◇2000년 첫 만남, 하늘길로 닿은 평양= 2000년 6월13일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서해항로를 경유, 2박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평양 순안공항에 내린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을 마중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마주했다. 당시 김 국방위원장 환영은 사전에 예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격적이었다는 평가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지만 남북 정상은 웃음꽃을 피우며 두 손을 맞잡았다. 이어 김 국방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 차량에 동승, 숙소인 백화원까지 안내했다.

두 정상은 2박3일간 함께하며 '통일 지향',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비전향 장기수 송환 등 인도적 문제 해결' 등의 내용이 담긴 '6·15 공동선언'을 마련해 발표했다. 실제 같은해 8월15일, 15년 만에 '제2차 이산가족상봉'이 성사됐다.

◇2007년 반가운 재회, 걸어서 넘어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다. 2000년 정상회담과 같이 2박3일 일정이었지만 (대통령) 전용기 대신 차량을 선택, 육로로 이동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MDL 앞에 다다르자 차에서 내렸다. 그는 "이 금단의 선을 넘어간다"며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소회를 밝힌 뒤 직접 자신의 두 발로 MDL을 넘었다.

이 광경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한반도 평화의 기대감을 높였다. MDL을 넘은 노 전 대통령은 다시 차량에 오른 뒤 평양으로 향했다.

평양에 도착하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영접을 받은 노 전 대통령은 곧장 4·25 문화회관으로 이동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공식환영을 받았다.

◇2018년 "남쪽으로 오시죠" 북한 정상 첫 방남= 2007년 이후 11년 만에 다시 열린 남북정상 만남은 앞서 열린 두 번의 만남과 사뭇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회담 장소다. 앞선 두번의 정상회담을 위해 우리 정상이 평양을 방문했다면 이번 회담은 반대로 북한 정상이 남한 땅을 밟았다. 분단 후 처음으로 의미를 더했다.

더욱이 30대의 젊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소통을 중시하고 친근한 이미지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자 과거 두 차례 남북정상 첫 만남보다 밝고 유쾌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예정에 없던 파격적인 모습도 연출됐다. 오전 9시28분 북측 판문각에서 나온 김 위원장은 남측 평화의 집에서 맞이하러 온 문 대통령과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눈 뒤 MDL을 넘었다.

당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라고 묻자 김 위원장이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MDL을 건너 북측 땅을 밟아보자고 제안한 것.

문 대통령도 이에 화답, 두 정상은 MDL을 건너 북측 땅을 밟고 다시 돌아왔다. 남북 정상과 수행단의 깜짝 단체사진 촬영도 진행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의장대 사열 뒤 "사열만 마치고 가야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그러면 가시기 전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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