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의 변화, 한반도의 평화를 꿈꾸다

[the300][2018 남북정상회담 어벤저스]④

남북정상회담프레스센터(고양)=김성휘 기자 | 입력 : 2018.04.26 15:43

【고양=뉴시스】전신 기자 =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비서실장이 26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남북정상회담 일정 브리핑을 위해 단상으로 올라서고 있다. 2018.04.26. photo1006@newsis.com

26일 오전 경기 고양시 킨텍스.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MPC) 마이크 앞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섰다. "안녕하세요." 일순간 1000여명 넘는 기자들, 2000개의 눈동자가 그를 향했다.

임 실장은 차분하게 하루 뒤 정상회담 개요를 설명한 뒤 '1대 1000'의 문답을 가졌다. 김의겸 대변인이 불가피하게 국내언론 3곳, 해외언론 1곳을 지목했다. 모두가 질문할 수는 없었지만 임 실장에 쏠린 시선을 확인하기엔 충분했다.

학생운동 리더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까지, 적잖은 이들이 임 실장을 주목한다. 비서실장이자 준비위원장이기때문만은 아니다.

"30년 전 임종석이 아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이다. 1980년대 학생운동 때 임종석 실장의 선배이자 막역한 친구다. 그는 임 실장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임 실장을 조명했다. 그 제목도 ‘감옥에서 청와대까지: 옛 급진주의자가 남북 화해를 돕다’이다. 극적인 변화에 주목한 것이다.

뭐가 달라진 걸까. 우 의원은 두 가지를 말한다. 실용성과 합리성이다. 이데올로기에 함몰되지 않는다. 토론을 즐긴다는 설명이 따라온다. 중요한 건 변화 자체가 아니다. 그 변화가 이뤄낸 실력이다.

청와대 안팎서 인정하는 건 우선 상황정리 능력이다. 평창 동계 올림픽 직전, 무조건 좋은 일로 여겼던 남북 단일팀이 청년 기회박탈이란 공정성 이슈로 불붙었지만 임 실장은 달라진 국민정서를 놓쳤다고 순순히 인정했다. 아랍에미리트(UAE) 특사로 파견을 가며 민감한 이슈를 원만히 조율했다.

무리하지 않는다는 건 합리성의 다른 표현이다. 비서실장, 국정의 2인자로 모든 국정을 만기친람으로 장악하려 하기보다는 위임과 역할 분담을 적절히 한다. 고위공직자 인사추천위원회 구성이 대표적이다. 비서실장이 좌장이지만 위원회 구조로 만들어 특정인이나 '라인'에 인사권이 몰리는 걸 막고자 했다.

임 실장에겐 '미스터 심플러'라는 새 별명도 있다. 한 관계자는 "임 실장이 많은 것을 지시하지는 않는다. 순간적으로 상황을 (심플하게) 정리하는데, 지나보면 그게 국민 상식에 맞는 방향이더라"고 말했다.

끝으로 '타이밍'도 임 실장에게 있다. 문재인정부는 한반도 문제해결에 총력을 기울인다. 남북관계에 콘텐츠가 있는 임 실장이 그 핵심에 포진했다. 게다가 비슷한 또래의 '차기주자' 정치인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부침을 겪는다. 임 실장은 안정적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WSJ는 임 실장이 1980년대에는 학생운동으로 구속됐으나 수십년 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여는 과정에 주도적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임종석의 '다음'은 어딜까. 변화는 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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