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조금 심사제 법률로…부적격 예산 '밀어넣기' 차단

[the300][런치리포트-새어나가는 보조금]①'심사결과 부적격인 경우 예산 요구 불가' 지침, 법률로 격상


현재 정부 지침에 담겨 있는 ‘국고보조금 적격성 심사제’가 법제화된다.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보조금 100억원 이상 신규 보조사업 대상 적격성 심사제를 실시중이지만 유명무실한 제도란 지적을 받아왔다. 국회가 ‘부적격’ 판정을 받은 보조금 예산도 통과시키는 ‘밀어넣기’ 관행 탓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재부는 보조사업평가단이 실시한 적격성 심사 결과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기재부 장관은 심사 결과를 공개하고 예산안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예산편성지침과 국고보조금 통합관리 지침에 담겼던 ‘심사결과 부적격 판단시 예산 요구 불가’ 조항이 이번 법 개정안에 포함됐다. 심사 결과가 예산 편성 과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낮았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대규모 보조사업은 매년 100건 안팎이다. 국민 혈세가 투입되지만 타당성을 따질 방법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재부는 2016년부터 보조금 적격성 심사제를 실시했다. 보조사업 평가단 검증 결과 85점 이상을 받은 보조사업에만 적격 판정을 내린다. 다만 심사 결과의 법적 강제성이 없어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비판이 나왔다.

보조사업 적격성 심사 근거 조항은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지침’에 규정돼 있다. 때문에 예산 편성과정에서 심사 결과의 구속력이 약하다. 심사 결과에 대한 국회 제출 또는 공개 조항도 없다. 부적격 판정을 받은 신규 보조사업이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다시 반영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이유다.

실제 기재부는 지난해 12개 부처, 총 51개 사업을 대상으로 보조금 적격성 심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35개 사업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중 5개 사업은 국회 상임위·예결위 예산 심의 과정을 통과했다. 총 700억원 규모다.

심 의원은 “5개 사업은 법적근거 미비, 사업 계획 미흡, 지자체 책임 사무 등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받았으나, 국회의 정치적인 논리에 따라 예산에 반영됐다”며 “보조금 적격성 심사제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예비타당성 제도처럼 신규 보조사업의 타당·효과성을 판단해 무분별한 보조금 도입과 재정 누수를 사전에 방지해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국회의 정치적 논리로 제도 도입 취지가 제대로 달성되지 못한다면,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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