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의 멘토 문정인-퓰너 "김정은 유연한 사고 보이면 성공"

[the300]퓰너 "정상회담 이뤄질 것, 비핵화 검증·시한이 관건"

박소연 기자,김성휘 기자 | 입력 : 2018.04.19 17:12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에드윈 퓰러 헤리티지재단 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2018 키플랫폼(K.E.Y. PLATFORM 2018)에서 특별대담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멘토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멘토. 


문정인 연세대 특임명예교수와 에드윈 퓰너 미 헤리티지재단 회장이 19일 머니투데이 키플랫폼에 참석,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이기도 한 문 교수는 진보적 학자, 퓰너 회장은 미 보수 정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와 색깔이 다르다. 그럼에도 '예측불가이지만 창의적이고 협상에 능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놀라운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방북하는 등 북미대화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나온 관측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고정관념 깨는 리더= 퓰너 회장은 연일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 정세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퓰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리더'이기 때문에 큰 그림을 보며 김 위원장과 '빅 딜(big deal)'을 체결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북미정상회담은 열릴 것이며, 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김정은이 유연한 사고를 보여주면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새롭게 인선된 '트럼프 팀'이 강경파로 구성돼 우려가 제기되지만, 퓰너 회장은 이들이 이번 북미회담을 성공으로 이끌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현재 멤버들은 이번 북미회담의 목표를 알고 있고 성공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북 초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서도 "팀플레이어고 성실하게 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성공요건은 북핵감축·솔직함= 퓰너 회장과 문 특보는 모두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긴 여정(long journey)이 될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내심과 신중함을 강조했다. 


퓰너 회장이 밝힌 북미정상회담 성공의 최소 요건은 북한의 의미있는 핵 감축(meaningful reduction)이다. 그는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북한이 완전히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며 미국 감시관들이 전 과정을 감독하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숨기거나 보호하는 틈을 주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절차를 신속하게 밟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퓰너 회장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절차를 밟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대가로 통 큰 '선물꾸러미'를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다수의 비핵화 협상을 파기했던 북한의 전례를 의식한 듯 비핵화 △정의 △시한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확인 가능하고, 신속한 감축이 이뤄져야만 대북 경제제재 완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이야기할 수 있단 것이다.


북미수교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 의회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다뤄지고 있어 이 점은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하고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문제도 북한의 선의와 이행 의지가 있다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에드윈 퓰러 헤리티지재단 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2018 키플랫폼(K.E.Y. PLATFORM 2018)에서 특별대담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북미정상회담의 디딤돌 역할을 할 남북정상회담의 중요성도 재차 확인했다. 그는 "핵무기의 완전한 해체는 시간이 걸리고 구체화하기 시작하면 내용이 복잡해진다"며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보로서 남북회담에서 좀 걸러주면 안 될까"라고 깜짝 제안을 하기도 했다.


퓰너 회장이 생각하는 남북정상회담 성공의 열쇠는 '솔직함'이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솔직히 접근하고 원칙에 입각하고 확실한 목표를 갖고 임해야 한다"며 "청와대의 목표가 북미정상회담의 목표와도 잘 들어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다음주에 판문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봐야 할 것 같다"며 '경청'을 주문했다. 


두 사람은 영어로만 대화했으며 문 교수가 묻고, 퓰너 회장이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다음은 주요 문답. 


▷문정인 교수= 앞서 키플랫폼 개막특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단절적(disruptive) 지도자라 말한 것은 무슨 뜻인가.


▶퓰너 회장=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협상가다. 포커게임도 잘한다. 포커페이스도 탁월하다. 고정관념을 깨고 새롭게 할 것이다. 큰 그림 볼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과 북미정상회담하자고 한 거죠. 미국의 정계에서도 '이건 인정해주자. 왜냐면 북미정상회담 자체를 성사시킨사람 아니냐'고 하고 있다. 정말 놀랍다.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가 잘 듣지 않는다고 하지만 잘 경청하고 정보를 집중적으로 처리하는 사람이다. 

▷문정인= 최근 제가 본 미국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해체를 요구, 그 대가로 주한미군 감축을 제안할 수 있다고 하던데 가능한 일인가.

▶퓰너= 아니다. 60년동안 주한미군 주둔하고 한반도 뿐 아니라 이 지역 안정에 역할을 했다. 중국도 이 점을 잘 안다. 이건 항상 예측가능하고 안정적 요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카드는 제시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단계적으로 제재감축(완화)은 가능할 거라고 보고, 또 다른 협상카드는 예를 들어 미국의 주요 건설회사든 한국회사든 일본회사든지 (북한에) 인프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문정인= 북한이 체제 전체를 걸면서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 같다. 미국 쪽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의회 승인 받지 않고 내정자라 준비가 잘 되겠는가.

▶퓰너= 준비에 문제 없다. 정부기관들의 경험을 봤을 때 충분하다. 외부 자문도 받고 있는데 북한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들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 협상테이블에 가기 전에 충분하게 준비하고 갈 것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에드윈 퓰러 헤리티지재단 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2018 키플랫폼(K.E.Y. PLATFORM 2018)에서 특별대담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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