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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출마선언식이 취소된 직후 경남 진주 경남도청 앞 광장 모습. /사진=이건희 기자 |
"취소됐다고요? 몰랐습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남도지사 출정식이 예고됐던 19일 오전 10시30분쯤. 경남 진주 경남도청 서부청사 앞에서 정장을 입은 한 남성이 우두커니 서있었다. 뭔가를 기다리는 표정을 짓는 그에게 기자가 다가가 "혹시 김 의원의 출마선언식을 보러 오셨냐"고 물었다.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
기자가 출마선언식 돌연 취소 소식을 전하자 그는 "몰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뒤늦게 휴대폰을 통해 올라온 속보들을 확인했다. 그는 자신을 통영에서 온 민주당 당원 박모씨라고 소개했다. 통영은 경남도청까지 자동차로도 1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였다.
박씨는 김 의원이 출마를 결정하기 직전까지 상황에 대해 "경남지사 출마에 나섰던 공민배·공윤권·권민호 예비후보가 김 의원과 소통하고 상처를 아물며 힘을 모으고 있었다"며 "일부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의 직책을 맡으려 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타깝다"고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초 김 의원은 이날 경남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한 후 기자간담회 일정을 소화하며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들 계획을 세웠다. 같은 날 3·15 민주묘지, 충혼탑도 참배할 계획이었지만 오전 8시49분쯤 이를 급히 취소했다.
같은 시간 경남도청 서부청사 앞 광장에선 출마선언식 행사가 준비되고 있었다. 발언대 등을 세우기 위한 구조물이 광장에 깔리기 시작하던 때였다. 설치업체 직원들도 문자를 통해 출마선언 취소가 알려지자 당황했다. 취소 사실을 확인한 이들은 10여분 만에 구조물을 회수해 현장을 떠났다.
예정된 출마선언 시간이 다가오자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당원들이 속속 나타났다. 대부분 오는 도중 기사 등을 통해 소식을 확인했다고 했다. 백발의 한 당원은 도청 내 안내실을 방문해 직접 행사 취소 사실을 거듭 물었다.
또다른 당원 김모씨는 광장 앞에서 기자를 만나 "김 의원에 힘을 보태려고 왔다가 소식을 봤다"며 "당 차원에서 취소 안내 등을 통해 현장을 정리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불출마할 경우에 대해 김씨는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도 만만찮다"며 "김 의원과의 원팀(One-Team)을 선언했던 3명의 예비후보는 다소 약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당 차원에서 전·현직 의원을 고려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일부 당원은 기존 예비후보가 다시 도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원팀 중 한 명인 권민호 전 거제시장도 이날 행사 현장을 찾았다. 권 전 시장은 기자들을 만나 "저도 (행사 취소 소식을) 아침에 알았다"며 "여러 가지 부담스러운 일들이 있으니 중앙당 등 관계자들이 현 상황에서 출마선언을 해선 안 되겠다는 긴급한 얘기가 있었던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식을 모르고 오신 분들도 상당할 거라고 생각해 그 분들에게 설명을 드리려 한다"며 "김 의원 출마 확정 여부에 관계없이 (경남지사 선거가) 상당히 어려울텐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의원은 "오후에 (김 의원이) 국회에서 입장발표할 예정으로 안다"며 "출마포기 여부는 그 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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