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댓글공작 특검' 당론 확정…'정치공작' 프레임 부각

[the300]'대여공세' 당력 총동원…특검 법안 처리에 야4당과의 공조 추진

강주헌 기자 | 입력 : 2018.04.16 18:05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자유한국당이 16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외유성 출장'과 '민주당원 댓글공작 사건'에 대한 특검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댓글공작 사건을 '정치공작' 프레임으로 대립각을 세워, 정부와 여당의 '악재'를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차원에서 김기식 갑질 황제 외유 건과 댓글공작 사건을 소속 의원 116명 전원 이름으로 특검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소속 의원들은 박수를 통해 당론으로 의결했다.

그는 "경찰이 관련자들을 수사하고 구속하는 지난 3주 사이 주범 '드루킹'과 관련된 인터넷의 블로그와 트윗 등이 조직적으로 삭제됐다"며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댓글수사의 달인답게 민주당원 댓글공작 사건에 대해서 신속정확하게 수사를 해줘야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원 댓글조작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영우 의원은 이날 오전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과의 면담내용을 언급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이 청장이 '드루킹이 정기적이든 비정기적이든 활동사안을 김경수 의원에게 알려왔고 그리고 김 의원은 때때로 고맙다는 답변했다'고 전했다"며 "여당의원에 대해서는 증거가 나오면 수사하겠다는데 이정도면 철저히 수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드루킹과 다른 여러 여당 정치인들 간에 대화방이 있었다는데 일대일이 아닌 다수가 참여해서 대화하는 게 대화방"이라며 "이정도면 여론조작에 중심에 있다는 판단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문재인 정권 헌정농단 규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우 민주당원 댓글공작 진상조사단장, 김무성 북핵폐기추진특별위원장, 김순례 중앙여성위원장, 정진석 경제파탄대책특별위원장, 김 원내대표.

자유한국당은 언론을 상징하는 신문으로 '민주당 댓글공작', '김기식 황제갑질 외유', '안희정 #me too 불구속', '제왕적 관제개헌', '정치보복 국회사찰'이 붙은 밀가루가 든 풍선을 터트려 청와대가 밀가루를 뒤집어 쓴 모습을 연출했다. /사진=뉴스1

이날 회의에 앞서 한국당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문재인 정권 헌정농단 규탄 퍼포먼스'를 펼쳤다. 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 댓글공작'·'정치보복 국회사찰'·'김기식 황제갑질 외유'·'안희정 미투 불구속'·'제왕적 관제개헌' 등의 피켓을 걸고, 밀가루가 든 풍선을 터뜨렸다.

홍준표 당 대표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오전 6·13 지방선거 정치공작 진상조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기식과 김경수 두 사람에 대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정치를 23년째 하지만 이렇게 집권 초기에 무너지는 정권은 처음 봤다"며 "요즘 자유당 말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정치공작'을 부각하는데 당력을 총동원하는 한편, 야당과의 공조에도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도 특검 법안을 준비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야당이 공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늦어도 내일까지는 특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야4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의 공조를 통한 '대여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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