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서해평화지대부터 백두산 관광까지

[the300]['내 삶과 남북경협]10년 전 10.4 선언' 지금은?

1998년 11월, 이산가족과 실향민 826명을 태운 관광선 '금강호'가 동해항을 출발해 북한의 장전항에 도착했다. 이 장면은 남북 경협의 '꽃' 이었던 금강산 관광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으로 기록됐다. 이후 10년간 195만6000명의 관광객이 금강산을 다녀왔다.

 

북한도 '굴뚝 없는 공장'인 금강산 관광사업에 적극적이었다. 2002년 금강산 지구를 관광특구로 지정한데 2003년부터 해로관광보다 저렴하고 빠른 육로관광까지 가능케 했다. 관광 일정과 코스도 다양화했다. 금강산 홍보에도 열심이었다. 북한의 방송과 신문은 외금강의 구룡동 상팔담에 깃든 '선녀와 나무꾼' 전설, 마시면 청춘을 되찾고 만년을 산다는 망장천 샘물 전설 등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흥미와 관심을 유도했다.

 

2005년부터 연평균 30만명 금강산 관광시대를 열면서 관광 코스뿐만 아니라 야영장, 해수욕장도 점차 개방됐다. 2007년에는 내금강 관광도 이뤄졌다. 2008년 5월에는 골프장까지 개장했다.

뒤늦게 문을 연 개성관광도 인기였다. 서울에서 60㎞ 거리다 보니 주말 당일 관광도 가능하고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직접 볼 수도 있어 인기가 좋았다. 인근에는 고려의 성균관과 선죽교, 박연폭포 등의 역사유물도 관광할 수 있는 코스였다.

 

특히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은 평양에서 만나 남북이 협력해 백두산 관광사업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백두산 관광을 합의문에 넣읍시다"라고 말하며 적극적으로 합의과정을 주도한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당시 백두산 관광은 중국을 거쳐야 했다. 인천에서 백두산까지 직항로를 만드는 내용이 '10.4 공동선언'에도 포함됐다.

 

‘10.4 공동선언’은 2007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10.4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다. 이중 경제분야는 5개 주제, 19개 의제다. 주로 남북경협이 상호의존적 형태로 발전하고 투자를 유발하는 사업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특히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서해의 해상군사분계선을 군사대치선이 아닌 평화협력선’으로 전환시키고 해주를 제조, 물류, 수출 복합특구로 개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해주와 개성, 그리고 인천을 잇는 삼각경제지대를 형성해 무역과 비즈니스 경제권을 형성한다는 구상이었다.

 

2003년 착공한 뒤 2007년 문을 연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도 이뤄졌다. 개성공단을 남북공동번영의 모델로 정착시키겠다는 취지였다. 북측 근로자 확보, 3통(통행, 통신, 통관) 문제 해결, 문산-봉동 철도화물 개통 등도 함께 다뤄졌다.

 

조선업협력단지를 남포와 안변에 건설해 남측의 자본·기술과 북측의 노동력을 결합한 투자협력사업 설계도 있었다. 기반시설(SOC)사업 공동추진과 자원개발, 농업·보건의료·환경보호까지 협력 분야도 포괄적으로 넓혔다.

 

하지만 이 모든 합의는 2007년 말 정권교체와 함께 대부분 캐비닛에 갇혔다. 정권을 넘겨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북한문제와 남북 경제협력을 연계시키는 엄격한 상호주의를 표방했다. MB정부는 북한의 핵개발 포기와 개방을 전제로 한 경제지원을 원칙으로 내세운 '비핵개방3000'을 발표했고 북한은 반발했다. 남북 협상과 교류의 통로는 하나씩 차단됐다.

 

이후 2008 관람객 피격 사망사건, 2010년 천안함 사건 및 연평도 피격 사건은 남북관계를 경색시켰다. 2010년 대북 경제제재인 '5. 24 조치' 발표 이후 접촉은 줄어들고 협상 제안만 반복하는 양상이 지속했다. 개성공단은 2013년 9개월의 잠정중단에 이어 2016년 폐쇄됐다.

 

‘2018 남북정상회담’은 닫힌 캐비닛 문을 열기 위한 열쇠 찾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10.4 선언의 주요 내용을 계승적으로 발전시킨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내놨다. 주요 내용은 △금강산, 원산.단천, 청진.나선을 남북이 공동개발해 동해안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구축', △수도권, 개성공단, 평양.남포.신의주 연결 서해안경협벨트 건설 및 경의선 개보수, 서울-베이징 고속교통망 건설 등 '서해권 산업.물류.교통벨트 건설', △설악산.금강산.원산.백두산 관광벨트 구축 및 DMZ 생태.평화안보 관광지구 개발 등을 담고 있다.

 

통일부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부처 내 '한반도 신경제지도 TF'를 설치하고, 관련 예산으로 경제협력기반 세부사업 예산을 1000억 원 이상 증액해 2480억 원을 책정, 장기 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물론 대북 제제 등 국제사회의 흐름과 별개로 할 수는 없는 사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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