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운전자론의 열쇠는 '경제'…선결과제는

[the300][2018남북정상회담]<4>-①남남갈등 극복부터 한반도 주변국 참여까지…설득의 프로세스가 성공의 요건

'제재'를 통한 압박 전략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냈다. 그러나 핵과 미사일 실험에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을 '제재'만 하면 역설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궁극적 으로남북이 함께 사는 길이 바로 경제협력을 통한 공동번영이다. 역대 두차례 이뤄진 남북정상회담이 '평화'와 '공동번영' 두 가지 목표를 추구한 이유도 그래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평화구축, 남북관계 개선방안만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에 집중하고 경제협력은 다음단계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선평화 후공동번영'인 셈이다. 북한과의 신뢰관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역대 정부에서 실패한 이 과제를 해결해야만 그 다음단계로 넘어설 수 있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7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작년기준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146만원에 불과하다. 우리 국민의 1인당 국민 총소득 3198만원과 비교해 22배 차이다. 발전설비용량도 남한과 북한은 13.8배 차이가 난다. 이동전화 가입자수도 남한은 6130만명인데 반해 북한은 361만명에 불과하다. 우리가 흔하게 여기는 '전기'와 '통신'조차 북한에는 귀한 자산인 셈이다.

과거 독일 통일 당시 구동독의 국민소득은 구서독의 1/3 수준으로 한국에 비해 격차가 적었다. 동독 정부는 가까운 장래에 통일이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하에 서독과의 경제교류를 통해 경제적 실익을 추구했다. 우리도 이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통일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앞으로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도 남북경협은 필수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간 운전자 지위를 가져가려면 '레버리지'를 쌓아야 한다. 중요한 레버지리 중 하나가 경협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및 경제통일 구현'을 삼은 것도 이런 이유다.

잘만 활용한다면 남북경협은 북한뿐 아니라 우리 경제가 한단계 퀀텀점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북한에 가로막힌 '섬나라 경제'에서 '대륙경제'로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루트가 북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처럼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면서 속으로는 핵미사일 실험을 강행하는 등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이 되풀이되는 것은 경계해야한다.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통일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남북경협의 제도화와 함께 다자경협을 병행해 나가야 한다"며 "다자경제협력협의체가 만들어질 때 북한이 양자보다는 책임감있게 행동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반도 주변국을 설득하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는 얘기다.

'남남갈등'이 재연되는 일도 막아야한다. 남북 경협과 대북지원을 혼동하지 않는 게 필요하다. '퍼주기'식 경협도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의 경제재건에 기여하는 경협을 해야 한다. 일방적인 '지원'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경제논리로 북한이 남한자본을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쪽으로 남북경협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남북경협의 큰 방향성은 바뀌지 않도록 제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남북경협을 재개하기에 앞서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과연 1996년 설립된 남포합영공장이 없었다면 개성공단이 가능했을까? 개성공단이 없었다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은 가능했을까? 더디지만 하나씩 이루어내며 축적해나가는 것이 미래의 발전과 도약을 담보할 수 있음을 설득해 내야한다.

부차적이지만 정부 부처내 통일부와 비통일부의 이견조정 능력도 키워야한다. 남북경협이 논의될 경우 컨트롤타워를 기획재정부가 맡을 것인지 통일부가 맡을 것인지도 벌써부터 물밑 논쟁이 뜨겁다. 과거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구성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는 진동수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2차관 등이 단장으로 참여했다.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 이후에는 이 위원회가 부총리급인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로 격상되고 권오규 부총리가 수석대표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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