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산입범위'가 뭐길래…눈길 쏠리는 이유

[the300]'임금 감소 꼼수'냐 '中企 범법 양산'이냐…환노위, 11·13일 공청회 개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에 계류중인 최저임금법 개정안 내용 정리.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국회 내 '최저임금' 논의에 다시 불이 붙었다. 오는 6월로 예정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기 위해서다. 노동자가 받는 임금의 최저임금미달 여부를 판별할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이 골자다.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 따르면 환노위 고용노동소위는 오는 11일과 13일 각각 공청회를 열고 공익위원과 노동자·사용자 측의 의견을 먼저 듣기로 했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한 뒤 소위는 '최저임금법 개정안' 마련을 시도할 예정이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개편하는 일은 노·사 간의 큰 논쟁거리다. 이전엔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던 수당의 포함 여부에 따라 양쪽의 희비가 엇갈린다. 

/자료=최저임금위원회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도대체 뭐길래=주 40시간 일하는 노동자 A씨가 △기본급 △직무수당 △시간외수당 등 각종 수당을 합산해 168만5000원을 한 달 급여로 받았다. 올해 최저임금 7530원을 기준으로 한 달 최소 급여는 157만3770원이다. 얼핏 보면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받았다. 하지만 A씨의 한 달 급여는 최저임금 위반이다(위의 표 참조).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맞춰 기본급과 직무수당만 추려 재계산할 경우 시간당 임금은 7177원으로 바뀐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는 노동자에게 다양한 명목으로 지급되는 수당 중 최저임금에 포함할 기준을 정한 것이다. 이 기준에 따라 노동자가 받는 임금의 최저임금 위반 여부가 결정된다.

기준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이유는 노동자가 기본급만 받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노동자는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거나 식대나 교통비도 받는다. 수당에 따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는 여부는 제각각이다. 

/자료=최저임금위원회
현행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홍보 책자를 통해 해당 부분에 △기본급 △직무수당 △직책수당 △기술수당 △면허수당 △특수작업수당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한다.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임금은 크게 3가지다.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에 걸친 사유에 따라 지급하는 상여금, 정근수당, 결혼수당 등)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해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연차휴가 근로수당, 유급휴가 근로수당, 유급휴일 근로수당, 야간근로 가산임금 등) △생활보조 또는 복리후생을 위한 임금(가족수당, 급식수당, 주택수당 등)은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노동자는 이같은 기준을 토대로 자신의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한 달 급여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는 수당만 추린다. 추린 금액을 시간당 임금으로 환산해 그해 최저임금과 비교한다.

◇"임금 감소 꼼수"VS"중소기업 범법 양산"=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에 대한 노·사의 요구는 정반대를 향한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별도 수당이 포함되면 그 수당이 기본급에 녹아들어 사라진다고 본다. 임금을 낮추는 '꼼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여금을 기본금에 산입해 급여를 낮추는 사례가 적잖다고 이들은 설명한다.

노동계는 국회의 최저임금법 개정 시도가 최저임금 1만원 시대 달성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9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주도하는 정당과 국회의원 지역구를 찾아가 메시지를 전하는 '노동자의 봄 버스' 순회집회도 진행 중이다.

경제계 측에선 정기상여금과 교통비·식비 등 복리후생비용을 모두 최저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 제도가 이어질 경우 최저임금법 위법자가 양산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기본급은 1200만원이고 다른 수당으로 연봉 3000만원이 되는 노동자가 현 제도에 따르면 최저임금법 위반이라는 것이 경제계의 설명이다. 또 숙박비를 별도로 받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공청회 열고 다시 논의테이블 앉는 국회=현재 환노위 고용노동소위 논의테이블에는 5건의 관련 개정안이 올라와있다.

지난달 16일 이미 논의는 시작됐다. 당시 소위는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해당 사안이 복잡한 만큼 발의된 개정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청회 등을 거친 뒤 합의안 마련을 시도키로 했다.

이들의 논의는 4월 임시국회 파행으로 한동안 이뤄지지 못했다. 그 사이 여당과 정부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매달 지급하는 상여금과 숙박비만 추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환노위 여야 관계자들은 향후 최저임금법 개정안 방향에 대해 "일단 테이블에 다시 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본격적인 소위에 나서기 전 두 차례 이뤄질 공청회도 중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고용노동소위는 오는 11일 공청회를 열고 어수봉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과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간사인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불러 입장을 듣는다.

오는 13일 공청회에선 노사 대표 각각 4인을 불러 의견을 청취한다. 노동자 측에선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이, 사용자 측에선 △송영중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임부회장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 △신영선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부회장 △이재원 중기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 등이 출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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