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남북회담'…비핵화 딛고 날개 펼 경제 분야는

[the300][2018 남북정상회담]<3>-③文 '한반도 신경제지도' 밑그림

27일 남북정상회담은 한동안 굳게 닫혀있던 '평화의 문'을 마주하는 순간이다. 남과 북은 협력의 길을 '갈 것인가 말 것인가'가 대신, '어디까지, 어떻게 갈 것인가'를 논의하게 된다. 물론 유일한 열쇠는 비핵화다. 일단 문이 열리면 남북 경제협력이라는 오솔길이 나타난다.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해 함께 먹고살 궁리를 하는 파트너로 상대를 격상시킬 전망이다. 남과 북 모두에게 '내 삶을 바꿀' 관계가 새롭게 설정되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이 내용을 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의미와 실천 전략 모색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5.9.8/뉴스1
10일 정치권을 종합하면 남과 북은 정치적 합의에 따른 급속한 경제통합보다는 경제적 공동이익을 실현시키는 단계적 경제협력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남과 북, 다른 체제를 인정하는 가운데 실현 가능한 경제 교류의 영역을 점차 확대하는 방식이다. 

경협의 단계는 앞선 '6·15 남북 공동선언'(2000년)과 '10·4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2007년) 의 주요 경제협력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려볼 수 있다. 주로 △금강산 관광 △상호 투자 장려 및 우대 △공동 자원개발 △경제특구 건설 △개성공단 △육로와 항로 공동활용 △농업·보건의료 등이다.

먼저 금강산 관광 재가동은 유력한 카드다. 관광산업은 부가가치가 높기도 하지만 여행지의 호감을 남북 간 이해의 단초로 만들 수도 있다. 남과 북이 함께 한 금강산종합개발사업은 1998년 해로 관광으로 시작해 2003년 육로 관광, 2007년 내금강 추가 개방까지 순차적으로 확대됐다. 10년간 누적 관광객은 194만명에 달했다. 2008년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관광사업은 단절됐다. 당초 남북은 2020년까지 금강산 관광 지역에 호텔, 스키장, 골프장, 공항 등의 시설을 개발하고 백두산 관광까지 확대하는 중장기 계획까지 염두에 뒀었다. 
 
독일이 통일 직후 구동독을 제조업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서독은 이를 토대로 수출경쟁력을 높인 사례도 남과 북에 적용 가능한 시나리오다. 아울러 북한의 풍부한 노동력과 지하자원을 남한의 기술력과 결합하는 협력사업도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로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남북 교역을 전면 중단시킨 '5.24' 조치 전까지 다양한 협업사업이 민간 주도로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북측과 IT 협력사업을, KT는 통신 공동연구사업을, 광물자원공사는 흑연광산 공동 개발사업을 추진했었다. 남측 중소기업 50여개가 북한 내륙에 진출해 자동차, 제지 등 제조업 중심의 합영· 협업·투자 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 체제 이후 급증한 경제개발구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기존의 중앙급 5개 특구인 △나선경제무역지대 △황금평・위화도경제지대 △신의주국제경제지대 △개성공업지구 △금강산국제관광특구는 상대적으로 개방경제에 적합하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13년 이후 지정한 지역별 19개의 경제개발구도 고려 대상이다. 김 위원장은 지방균형발전을 내세워 외자유치와 수출확대를 위한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하며 제도를 정비해왔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남북경제공동체를 중심으로 중국·일본·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동북아에서의 물류와 산업을 발전시킨다는 비전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독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에서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을 통해 "군사분계선으로 단절된 남북을 경제벨트로 새롭게 잇고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공동체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문 대통령은 남북철도 연결과 남북한과 러시아 가스관 연결을 예로 들었다. 
 
이렇게 정치적 리스크가 줄어든 '평화 한반도'는 글로벌 자본의 매력적인 투자처다. 남과 북은 군비 경쟁에 마침표를 찍고 매몰 비용을 경제, 사회, 복지로 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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