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에 엇갈린 당정…與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 검토해야"

[the300]당정 간담회 열고 1시간 가량 논쟁…강간죄 성립요건 완화에는 공감대

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성가족부와의 비공개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미투(나도 고백한다)'에서 피해자 보호 대책으로 제안된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 등에 대해 당정이 10일 입장 차를 확인하며 논쟁했다. 여당은 법무부에 미투 폭로자에 대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무고죄 적용 폐지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당정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성희롱 성폭력 근절 대책 추진 점검 당정 간담회를 열고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무고죄 적용 여부, 강간죄 성립 요건 완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미투 대책 추진 총괄 부처인 여성가족부의 정현백 장관과 이금로 법무부 차관이 참석해 법률 개정 요건을 검토했다.


더불어민주당 젠더폭력대책위원회 간사 정춘숙 의원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1시간 동안 여당과 법무부가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와 관련한 공방을 벌였다"며 "법무부가 보수적으로 접근해 의원들이 좀 더 전향적인 태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미투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대해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적용할 수 있는 경우 등을 예로 들며 무조건 폐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법 개정보다 수사지침에 위법성 조각사유를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법무부가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당 의원들은 예외조항이 적용된 폐지안을 이미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만큼 폐지를 법무부가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정 의원은 전했다.


당정은 성폭력 사건 수사 중에는 피해를 고발한 사람에 대해 무고죄 적용을 유예토록 하는 법 개정에 대해서도 이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이 역시 법 개정보다 수사지침에 반영하는 수준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정 의원은 설명했다.


그동안 여성계 등에서는 성폭력 피해 고발자가 오히려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나 무고죄로 역고소 당하는 사례를 들며 이 조항 폐지를 요구했다.


반면 강간죄 성립 요건을 완화해 상대방 동의 없는 성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비동의간음죄로 개정하는 부분에는 당정간 공감대가 형성됐다. 피해자가 저항을 못하게 할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를 강간으로 인정하는 현행 강간죄 성립 요건을 바꿔야 한다는 여당 의견에 법무부도 동의했다.


정 의원은 "비동의간음죄에 대해서는 법무부도 상당히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였다"며 "법무부가 현행 요건보다 훨씬 완화된 상태로 이미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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