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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엣 열린 남북예술인의 연합무대 '우리는 하나 공연이 펼쳐졌다.개별 공연이 끝난 후 출연진이 합동으로'우리의 소원'을 부르자 북한 관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이 일주일여 지났지만 여전히 관련 후문이 이어지며 화제다. 특히 북측 관객에 대한 정보가 뒤늦게 각종 소식통을 통해 전해지면서 관심이 쏠린다. 과연 이번 공연이 타이틀인 '남북 평화협력 기원'에 적합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1일 평양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의 관객으로 해외거주 경험이 있는 노동당 간부의 30대 자제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고 6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공연을 봐도 동요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젊은 세대를 이끌어가려는 의욕을 나타내려 한 것이라는 논평도 덧붙였다.

이 때문에 이번 공연이 북한 주민과 엘리트의 간극만 보여줬고 북한이 자유로운 나라인 듯한 체제 선전에 활용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평양과학기술대학 영어강사 출신 수키 킴씨는 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남한 노래를 들을 수 없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공연을 관람하고 공연장이 노동당 간부들로 꽉 찼다는 것은 그저 쇼"라고 비판했다.

북한은 한국 가요를 비사회주의 요소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북한 양강도 삼수군에서 남한 가요를 듣고 춤춘 미성년 6명에 대한 공개재판이 열렸다. 북한 재판부에 따르면 이들은 북한에서 금지된 남한 가요 50여곡을 듣고 USB에 복사해 전달하려 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한국 가요를 즐겨듣는 모습은 위선적이라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북한은 이번 평양공연 실황을 중계하지 않았고 조선중앙TV는 가수들의 노래와 발언을 묵음처리했다.

그러나 이처럼 북한이 통제사회이기 때문에 이번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과 같은 남북 문화교류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북한엔 이미 휴대전화가 500만대 이상 보급됐다. 외부 정보에 대한 전면통제가 불가능한 상태다. 이번 평양공연에 울려퍼진 백지영의 '총맞은 것처럼'이 한때 평양 대학생들의 애창곡 1위였다는 탈북민의 증언도 나왔다.

남측 예술단의 이번 평양공연을 당 간부 등 소수 엘리트에게만 공개했더라도 이러한 통제가 완벽하지 못할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미국 남부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하는 탈북민 신모씨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어쨌든 가만히 있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도 유엔인권결의안과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 대화를 하려 하는 게 어떻게 하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북한을 계속 구석으로 몰기보다 이런 교류를 통해 평화를 모색하는 게 정답은 아니지만 차선책으로는 낫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북측보다 한국에서 더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6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일 지상파 방송 3사가 녹화중계한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 시청률은 36.6%를 기록했다. 중계 4일이 지난 현재 네이버TV 등 온라인상에 게재된 공연 동영상엔 아직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백지영의 '잊지말아요'는 51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중이다. 반응으로는 가수의 음악성에 대한 일반적 평가가 많지만 남북문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도 발견돼 눈길을 끈다.

강산에의 '라구요', '명태'를 들으며 실향민의 아픔에 공감하고, YB밴드의 '1178'을 들으며 분단의 현실을 자각할 뿐 아니라 '같은 하늘 다른 곳에 있어도'(백지영 '잊지 말아요'),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정인 '오르막길') 등 사랑노래 가사를 남북관계에 대입해 감상하는 움직임이 드러난다.

YB밴드의 끈질긴 유도로 결국 '워우워워'를 따라한 북측 관객들에 환호하고, 그들의 미세한 표정과 반응을 포착하는 시도는 문화교류만이 가질 수 있는 특수한 효과일 것이다. 최근 수년간 단절된 남북관계 속에서 통일을 멀게 느낄 한국의 젊은세대가 지상파TV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얼굴표정을 접한 것은 새로운 경험임이 분명하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이 북측의 체제 선전에 활용될 우려를 정부가 모를 리 없는데도 이를 추진한 것은 이 100% 통제될 수 없는 감정, 통제된 기획의 틈새를 비집고 나올 '진심'에 대한 기대 때문이 아니었을까.

통일부 당국자는 "평양공연의 북측 관객 선정에 대해서는 정부도 기사를 보고 알았는데 사실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며 "우리도 자체적인 기준으로 관객을 선정했듯이 상호존중 정신에 따라 북측의 기준도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 관객의 구성을 떠나 북측 예술단의 서울·강릉공연 답방 차원과, 남북평화협력 기원이라는 공연 타이틀에 적합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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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북남 예술인들의 련환공연무대 우리는 하나'가 끝난 후 북측 관객들이 공연단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