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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
2000년의 제1차, 2007년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은 오는 27일 11년만의 남북정상회담에 좋은 선례이자 반면교사다.
2000년 6월 회담은 남북에 각자 정부가 수립된 후 첫 정상회담이었다. 남북 정상이, 그것도 평양에서 악수하며 회담하는 장면 자체가 대결과 반목의 한반도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음을 보였다. 남북정상은 만나지 않고는 나누기 어려운 서로의 속내를 주고받았다. 6·15 공동선언은 남북의 통일방안에 공통점을 찾고, 통일을 지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산가족 교환방문, 교류확대도 약속했다.
특히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합의는 우리로선 북한의 안보 위협을 현저히 낮추는 효과를 가졌다. 북한은 남쪽을 포격할 수 있던 군사기지 개성을 공단 용지로 내놨다. 해군항이던 장전항도 금강산 관광용으로 개방했다. 우리측은 경의선-동해선 철도와 도로 등을 연결하기로 했다. 노무현 정부로 넘어가긴 했지만 2003년 개성공단 1단계 개발에 착공했고 2004년 첫 제품이 생산됐다.
2007년 2차 정상회담은 '화해'를 넘어 '협력'을 모색했다.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노란 군사분계선을 밟고 육로로 평양을 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비서실장으로, 회담 준비 책임자였다. 남북 합의내용은 1차 회담 성과를 확대, 구체화한 게 많다. 서해 NLL은 그대로 두되 그 주변 같은 면적으로 공동어로 구역을 만들기로 했다. 남북관계를 안보에서 경제로 바꾼다는 대담한 구상이 실현되는 듯했다.
두차례 정상회담은 후대에 미완의 숙제도 남겼다. 개성과 금강산 합의는 북한 영역에 우리 국민이 들어가야 한다는 리스크를 동반했다. 이게 끝내 불씨가 됐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을 갔던 박왕자씨 피살사건 후 금강산 관광이 막혔다.
북한의 책임이 크지만 이명박정부 박근혜정부에서 남북관계가 악화된 측면도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진전시킨 남북관계는 뒤이은 정부에서 계승하지 못하고 멈추거나 후퇴했다. 이명박정부 때인 '서해 NLL'은 남북관계보다는 2012년 대선 등 국내 정치적 무기로 활용됐다.
새 정상회담은 앞서 두차례 회담과 질적으로 다른 조건을 안고 열린다. 무엇보다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한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만남을 위한 만남은 안 된다는 생각이다.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중대한 진전을 이뤄야 한다.
2007년 2차 정상회담은 '화해'를 넘어 '협력'을 모색했다.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노란 군사분계선을 밟고 육로로 평양을 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비서실장으로, 회담 준비 책임자였다. 남북 합의내용은 1차 회담 성과를 확대, 구체화한 게 많다. 서해 NLL은 그대로 두되 그 주변 같은 면적으로 공동어로 구역을 만들기로 했다. 남북관계를 안보에서 경제로 바꾼다는 대담한 구상이 실현되는 듯했다.
두차례 정상회담은 후대에 미완의 숙제도 남겼다. 개성과 금강산 합의는 북한 영역에 우리 국민이 들어가야 한다는 리스크를 동반했다. 이게 끝내 불씨가 됐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을 갔던 박왕자씨 피살사건 후 금강산 관광이 막혔다.
북한의 책임이 크지만 이명박정부 박근혜정부에서 남북관계가 악화된 측면도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진전시킨 남북관계는 뒤이은 정부에서 계승하지 못하고 멈추거나 후퇴했다. 이명박정부 때인 '서해 NLL'은 남북관계보다는 2012년 대선 등 국내 정치적 무기로 활용됐다.
새 정상회담은 앞서 두차례 회담과 질적으로 다른 조건을 안고 열린다. 무엇보다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한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만남을 위한 만남은 안 된다는 생각이다.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중대한 진전을 이뤄야 한다.
한반도 주변정세도 변수다. 남북 대화는 미국 일본 등 전통적 우방의 신뢰를 흔들지 않아야 하고 북한과 '혈맹'인 중국의 동의도 얻어야 하는 등 고난도의 외교방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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