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 선회한 '박춘란 미스터리'에 혼돈 빠진 與

[the300]선거 앞둔 靑, 교육부와 별도 교감 있었나…與 "아직은 신중하게 지켜볼 때"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2월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춘란 차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이른바 ‘대입 정시 확대 파동’이 정치권으로 번졌다. 박춘란 교육부차관이 서울 소재 일부 대학에 전화를 걸어 대입 정시 비중 확대를 요구한 게 발단이다. 정부의 대입 제도 개편안이 완성될 때까지 신중한 입장을 취하려던 여당은 혼돈에 빠졌다. 정치권 일각에선 지방선거를 의식한 청와대가 정시 확대를 요구하는 일부 여론을 먼저 읽고 나선 결과라는 ‘기획설’까지 제기한다. 야당도 공세에 나섰다.

4일 더불어민주당과 교육부에 따르면 당·정·청은 오는 6일 대입 제도 전반에 관한 비공개 당정청회의를 연다. 정부가 2022학년도 수능개편안을 비롯한 종합적인 대입 제도 개편안을 국가교육회의에서 사회적 합의로 결정하기로 한 가운데 공론화에 앞서 시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말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 유예 사태 이후 당정청이 대입 제도 개편과 관련 처음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

지난해 교육부는 수능 절대평가를 기조로 한 수능 개편안을 냈다가 철회했다. 수능 변별력을 줄여 사실상 수능 중심의 정시 비중을 줄이고 학교생활기록부종합전형(학종)과 논술, 특기자 전형 등 수시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하지만 평가 기준이 모호한 수시보다 정시 비중을 확대해 달라는 반발에 부딪쳤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이 활성화되면서 정시 확대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도 이어지는 등 여론이 가시화됐다.

이런 기류 속 박 차관이 '비공식' 경로인 대학 총장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서울 소재 일부 대학에 2020학년도 대입 전형 비중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게 불씨가 됐다. 김상곤 교육부총리의 소신이 ‘수시 확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김상곤 패싱’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당은 '부총리 패싱'은 아니라면서도 당정간 논의된 바 없는 정책이 나온 것에 당혹스런 분위기다. 특히 교육 분야를 담당하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그간 대입 제도 개편 관련 정부 시안을 기다리자는 자세를 취해왔다.

민주당 소속 한 교문위원은 "정시 확대는 그동안 당정 차원에서 전혀 논의된 바 없는 사항"이라며 "교육부가 대입 전형 종합 개선안을 오는 8월까지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던 상황인 만큼 정시 관련 하나만 빼 늘리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정시 확대보다 정시 비중이 일부 대학에 메시지를 보낸 수준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차관이 전화한 대학은 학종 비율이 너무 높은 일부 대학이었다"며 "김 부총리가 수능 확대를 원치 않는 것은 맞아 보이지만 그 정도는 부총리와 차관 선에도 조율된 내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정시 확대라기보다 정시 비중이 지나치게 줄어드는 것을 제동을 건 수준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대입 제도 개편 방향성과 관련 여당내 다른 기류도 감지된다. 여론을 의식한 정시 확대 가능성이다. 여당 한 고위관계자는 "앞으로 정시를 늘리는 것이 올바른 제도 방향인 것 같다"며 "학종 문제가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라 수험생들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도 "수시 비중을 높여온 것이 지난 20여년 교육부 정책인데 전혀 다른 방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은 경로"라며 "청와대에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의식하려는 요구가 있는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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