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실물경제 축소판…산자중기위가 그리는 국가 경제 성장 시나리오

[the300][런치리포트-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사용설명서]①산자중기위,"소상공인부터 국제통상까지"

2018.03.13 송대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인터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국회에서 이름이 가장 긴 상임위다. 긴 이름만큼 소관 기관이 많고 담당 분야도 넓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등이 소관부처다.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 17개, 에너지관리공단 등 준정부기관 20개, 중소기업유통센터 등 기타 공공기관이 21개 등 관련 소관기관은 58개에 달한다.

 

내용은 더 포괄적이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 혁신벤처,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등을 다룬다. 대한민국 경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산업이 산자중기위 회의탁상에 올라온다. 송대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수석전문위원과 20여명의 직원들은 직접 현장을 뛰면서 법안을 검토하고 의견을 낸다.

 

◇실물경제 접점…경제 이슈의 '블랙홀' = 우리 경제가 포괄하는 모든 업종이 사실상 산자중기위 담당이다. 동네 빵집부터 대형 마트, 부품 공장부터 대기업 자동차 공장까지 산자중기위 소관 법을 따른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과 같은 국제통상 이슈, 에너지전환, 4차 산업혁명 등 긴 호흡과 넓은 안목이 필요한 국가 경제 계획도 담당한다. 여야 정쟁보다 심도 깊은 토론이 더 많아 '정책 상임위'라는 칭호가 따라붙는다.

 

덕분에 굵직한 경제 이슈가 터지면 대부분 산자중기위로 '블랙홀'처럼 빨려온다. 최근 GM대우 철수 검토 사태, 조선업 구조조정 등이 좋은 예다. 산자중기위는 해당 산업 전망과 함께 연관 중소·중견기업에 미칠 파급효과와 지역 경제까지 예측해 정부 대책을 검토한다.

 

환경노동소위원회 이슈인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도 산자중기위가 외면할 수 없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생존권과 즉결되기 때문이다. 경제 주체별 보완·지원법이 순차적으로 발의된다. 한·미 FTA 개정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미·중의 통상 압박에 불거지면 산자중기위는 재빠르게 수출·수입 기업들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 말 그대로 '종합병원'이다.


2018.03.13 송대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인터뷰


◇'공수' 바뀌어도 민생 앞에 여야는 한마음=송 수석전문위원은 "산자중기위는 우리나라 실물 경제와 민생을 직접 책임지는 상임위원회로써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상임위 소속 30명의 위원들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위원회는 경제위원회, 민생위원회, 소통위원회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0명의 산자중기위 소속 위원들도 뜻을 같이 한다. '민생 앞에 싸움 없다'는 원칙을 공유한다. 세대와 지역, 계급과 진영을 뛰어넘어 '먹고 사는 문제'를 담당한다는 책임감에서다. 정부의 한 해 성적을 질타하는 국정감사장에서도 "조금 더 잘 하셔서 우리 경제를 잘 살려달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덕담이 나온다. 개별 소위나 전체회의에서도 주로 법리와 정책의 효용성을 두고 논쟁이 오간다.

 

지난해말 극적으로 국회를 통과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이 대표적이다. 기존 법은 전기용품은 물론 생활용품까지 KC인증(국가통합인증)을 의무화해 안전인증규제를 강화했다. 영세 소상공인들은 법 시행에 따른 과도한 시험과 인증의 부담을 호소했다. 결국 산자중기위는 지난해 말 일부 예외 조항을 담은 개정안을 의결했고 국회 본회의를 넘기면서 영세 소상공인은 한숨 돌렸다.

 

또 신고리 원전 5·6호기 중단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지만 결국 공론화위원회의 공사재개 결정 발표를 받아들였다. 이후 산자중기위 위원들은 울산의 신고리 5·6호기 현장 시찰을 다녀오며 원전 안전성 강화로 목소리를 모았다.

 

분야와 업종이 많은 만큼 한 상임위 안에서 이해 당사자간 충돌도 발생한다. 송 수석위원은 “정부, 관련 업계, 이해관계자 등 경제계와 소통하되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해관계자 충돌..방향과 속도 조절=우리 경제와 산업이 고도화할수록 산자중기위는 새로운 도전 과제를 떠안는다. 기존 업종의 융합이나 새로운 업종의 탄생은 정책 효과 예측과 평가를 중층적으로 만들었다. 하나의 정책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대상이 복잡해지고 효과다 제각각이다. 그 과정에서 갈등도 불거진다.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진흥법은 중견기업 역차별이나 대기업 규제로 이어진다. 유통산업 발전법이 소비자 권익이나 제조업의 애로사항과 상충하기도 한다. 벤처· 창업의 속도감을 기존 법이 따라잡지 못해 발목을 잡는 경우도 생긴다.

 

송 수석전문위원은 "우리 위원회는 동전의 양면처럼 산업의 ‘진흥’과 ‘규제’를 모두 담당하고 있어 진흥과 규제의 적정 수준을 찾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산자중기위는 국회에서 가장 많이, 길게 회의를 하는 상임위로 꼽힌다. 지난해 산자중기위는 31번의 전체회의와 22번의 소위원회를 열었다. 국회 전체 위원회 평균 회의건수가 40건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많다. 회의시간은 1만2565분(약 210시간)에 달한다. 하나의 법안이 합의를 이루고 의결되는 과정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 수석전문위원은 "조사관들이 작성하는 법안 및 예산안 검토보고서, 심사 자료가 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를 무척 신경 쓰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미래와 그 방향, 변화 속도를 결정하는 정책들이 결정되는 곳인 만큼 중요한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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