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국 대학 18곳, 교수 등 고위직 성폭력 예방교육 0%…"위법"

[the300]'미투' 고발 서울예대 예방지침 無, 교수·직원 상대 예방교육 0%…예방지침 없는 학교도 33곳


국내 450여개 대학 캠퍼스중 18곳에서 교수를 포함한 고위직의 성폭력 예방 교육 참여율이 0%로 나타났다. 교직원 등 대학 내 구성원들의 교육 참여율이 0%인 곳도 7곳으로 조사됐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예방 교육 실적이 전무한 대학도 8곳으로 파악됐다. 현행법상 대학도 의무적으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한 뒤 그 결과를 정부에 보고해야 하는 만큼 법령 위반이란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유은혜 의원과 대학 성폭력 예방 교육 관리·감독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전국 2·3년제, 4년제 대학과 대학원대학교 등 총 458곳 대학 캠퍼스가 자체 보고한 지난해 성폭력 예방교육 실적이 이같이 나타났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폭력방지법)’ 제5조에 따라 각 대학은 의무적으로 성폭력 예방 교육을 마련해 실시하고 여가부에 자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이 법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설립된 각종 대학과 산업대학·교육대학·전문대·원격대학·기술대학 등에 속한 모든 구성원과 학생들에게 매년 1회 이상, 1시간 이상의 성교육·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최근 '미투(#MeToo·나도 고백한다)' 운동으로 교수들의 제자에 대한 성폭력 사건들이 드러난 서울예대도 교직원 등 교내 종사자와 교수를 포함한 고위직의 교육 참여율이 '0%'로 나타났다. '미투'로 드러난 서울예대 내부 성폭력 사건들이 '예견된 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고 보고는 했지만 학생의 참여율도 66%에 불과했다.
 
대학 내 성폭력에서 교수 등 고위직과 학생 간 위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서울예대 외에도 수원대, 동국대 경주캠퍼스, 단국대 죽전캠퍼스 등에서 고위직들이 예방 교육을 받지 않았다. 춘천교대도 고위직의 교육 참여율이 1%에 불과했다. 관련 통계를 미제출한 학교도 7곳 있었다.

소위 '명문대' 반열에 올라 있는 고려대와 연세대에서도 교수 등 대학 임원들의 성폭력 예방교육 참여율이 20%대로 저조하게 나타났다. 고려대와 연세대(서울캠퍼스)의 고위직·종사자 참여율은 각각 27%·25%로 파악됐다.


서울대에서도 교직원 등 종사자는 70%가 관련 교육을 이수했지만 교수 등 고위직의 참여율은 50%가 넘지 않았다. 고위직 49%만이 예방 교육을 받았다. 학생의 교육 참여율도 34%에 불과했다.


고위직뿐 아니라 교직원 등 대학 내 종사자들의 관련 교육 참여도 법으로 정해진 의무지만 7곳은 참여율 0%로 조사됐다.


△창신대 △경북도립대 △한국복지대 △아주자동차대 △개신대학원대학교 등 5곳은 아예 모든 학내 구성원들에게 관련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고 예방지침조차 없었다.


최근 대학 사회에서 이른바 '카톡 성희롱' 등 학생간 성폭력도 빈번하게 나타나는 가운데 학생들의 성폭력 예방교육 참여율마저 대체로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 참여율이 50% 이하인 곳이 서울대를 포함, 전체 조사 대학 중 236곳으로 절반이 넘었다. 아예 학생 참여율이 0%인 곳도 8곳으로 조사됐다. 10% 이하인 곳도 59곳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이 학생에게도 관련 강의 이수를 의무화하면 참여율을 높일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와 별개로 아예 교내에 성폭력 예방 지침조차 마련하지 않은 대학도 33곳으로 나타났다. 성폭력예방법은 대학을 포함한 교육기관 등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뿐 아니라 기관 내 피해자 보호와 피해 예방을 위한 자체 예방지침도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성교육 표준안 마련과 함께 정부가 각급 학교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제대로 진행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은혜 의원은 "대학 내 성폭력이 권력에 의해 발생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적어도 대학 기관과 교원·직원 등에는 교육 미이수에 대한 과태료나 경고, 인사상 불이익을 줄 필요가 있다"며 "관련 조항 마련을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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