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급 위기? 20년만에 선거 앞 추경…'148vs145'로 통과?

[the300]1998년 IMF 위기로 첫 추경, 이후 선거 앞둔 추경은 없어


19년간 19차례 편성된 추가경정예산(추경). 그간 정부가 지켜온 불문율이 있다. 전국 단위 선거 전엔 추경을 하지 않았다. 표를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란 비판을 의식한 행보였다. 단 한 차례, 예외가 있었다. 1998년 2월 정부는 대한민국 역대 첫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12조8000억원 규모 '슈퍼 추경'이다.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넉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첫 추경이기에 앞선 사례도 없었거니와 상황이 급박했다. 한국 경제는 1997년 11월 IMF(국제통화기금)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을 정도로 '재난' 수준 위기를 겪고 있던 상황이다.

다가올 선거를 의식할 여유가 없었다. 급한 불부터 꺼야 했다. 정부는 그 해 6월 선거를 치룬 뒤에도 12조원대 '추추경'을 감행했다.

그 이후로 추경은 정부가 활용하기 쏠쏠한 카드가 됐다. 정부는 국제유가 치솟았을 때나 메르스가 창궐했을 때, 태풍 등 자연재해가 전국을 휩쓸 때 등 대내외 변수가 생길 때마다 요긴하게 추경을 활용했다.

그럼에도 '선거 앞 추경'은 약 20년 간 없었다. 2000·2002·2004·2006·2008·2016년 국회의원선거·지방선거가 있는 해에 추경이 있었지만 모두 선거가 치러진 뒤였다.

아무래도 정부·여당에 유리한 카드기 때문이다. 야당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시중에 돈을 풀게 되는데, 어디에 푸느냐에 따라 표심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7일 국회를 찾은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선거를 앞두고 있어 잘못하면 정부가 선심성, 선거용 추경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여야 지도부를 만나 추경안 의결을 읍소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일단 반대 입장이다. 다만 '지역'을 위한 것이라면 생각해볼 수 있다며 여지를 남긴다.

조배숙 평화당 원내대표는 "호남은 완전히 외환위기 때처럼 일자리 폭탄을 맞았다"며 "이번 추경이 호남 일자리를 위한 추경이라면 검토해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는 "추경에 반대한다"면서도 "전북 군산, 경남 창원·통영은 예외"라고 밝혔다.

과거 사례를 보면 '선거 앞 추경'은 불가피한 상황에서만 있었다. 정부는 현재 청년일자리 문제가 '재난급'이라고 본다. 김 부총리는 '회색 코뿔소'를 예로 들어 시급성을 강조한다.

"회색 코뿔소는 멀리서 풀을 뜯어 먹을 땐 평화롭다. 돌진해오면 대처하기 어렵다. 엄청난 위험이 된다". 김 부총리는 "'에코세대(1991~1996년생)'가 취업시장에 나오면서 계속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이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한 세대를 잃는 재난 수준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청년 실업률은 10%, 체감 청년실업률은 23%다. 정부는 2017~2021년 에코 세대 39만명이 노동시장에 유입될 경우 14만명이 추가 실업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본다. 김 부총리는 "국가재정법상 대량 실업우려라는 추경요건에 맞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4월5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6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26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바란다. 추경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려면 현재 총 의석(293석) 중 과반수(147석)를 확보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121석)과 여당에 우호적인 민주평화당(14석), 정의당(6석), 민중당(1석), 정세균 국회의장을 모두 합치면 143석이다. 여기에 무소속 의원(4명)이나 보수 야당 일부 표를 더해 찬성 표가 148표는 가능할 거란 게 여당의 예측이다.

일각에선 선거를 앞둔 게 야당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 거란 분석도 있다. 4조원 규모 추경 중 지역에 할당되는 게 70~80%로 3조원 남짓 된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의원들 입장에선 지역구 예산을 확보할 기회"라며 "결국 실리를 찾아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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