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어쇼 T-50 활주로 이탈사고, 원인은 '조종사 과실'

[the300]공군 "지상활주 때 조종사가 기준속도 미달 상황에서 전환조작 실시"

서동욱 기자 | 입력 : 2018.03.28 10:39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2018 국제 싱가포르 에어쇼'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강원도 원주를 출발, 싱가포르 창이공항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뉴스1

지난달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발생한 공군 T-50B 항공기의 활주로 이탈사고는 조종사 과실 때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군은 28일 "조종사가 임무 완수에 대한 부담감으로 비정상 상황에서 임무 포기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였다"고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항공기의 지상 활주는 기수와 앞바퀴 방향을 일치시키고 기준속도까지 가속한 뒤 좌우 방향조종장치를 전환 조작하는 것이 정상 절차이다.

하지만 당시 조종사는 기수와 앞바퀴가 완전히 정렬되지 않았으며 기준속도에도 미치지 않은 상황에서 전환조작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항공기가 활주로 우측으로 치우쳤다. 이 경우 조종사는 즉시 임무를 중단해야 했지만 방향 회복을 위한 시도를 반복했고 결국 S자 형태의 비정상적인 주행을 한 끝에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했다.

공군은 "사고 당시 항공기 결함은 없었지만 T-50 계열 항공기가 타 기종에 비해 방향조정 특성이 다소 떨어지고 앞바퀴의 직진 복원능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 제작사(KAI)와 협의해 개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모든 조종사를 대상으로 이번 사고사례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절차를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국산 초음속 항공기 T-50B를 활용하는 공군 블랙이글스는 지난달 6일 싱가포르 에어쇼에 참석했다 1기가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를 냈다. 공군은 사고 직후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조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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