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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특별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26일 중국 베이징 역에 도착해 있는 모습.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게재된 사진이다. 열차는 녹색 차량에 노란색 선이 들어간 21량짜리로, 일본 방송 NNN은 이 열차가 2011년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했을때 탔던 특별열차와 매우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4~5월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27일 블룸버그통신, 일본 니혼TV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특별열차가 전날 오후 3시쯤 베이징역에 도착했다. 이 열차는 과거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탔던 열차와 유사하다. 높은 경비 수준을 감안할 때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탔을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통신은 3명의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방중했다고 기정사실화했다. 다만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단둥 기차역에서 북한 고위 인사가 목격됐다는 질문에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방중설에 대해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통일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최고위급의 방중을 유력하게 보면서도 김 위원장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을 나타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또는 최룡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중한다면 굳이 특별열차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최룡해가 김 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는 비행기를 이용했고, 최룡해나 장성택이 방중했을 때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미리 공개했다"며 "반면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이를 미리 보도하지 않고 북중정상회담이 끝나고 북한에 귀국한 후에 방중 사실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또 "2000년 북한은 남한과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고서 중국을 먼저 방문해 장쩌민 주석과 북중정상회담을 개최했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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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수석대북특사(국가안보실장) 지난 5일 오후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을 낮게 분석했다. 양 교수는 "김정은이 중국에 갔다면 군에 대한 특별경계근무 1호가 남북, 북중 접경지대에 내려져야 하는데 징후가 없다"며 "남북뿐 아니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이 직접 중국을 가는 것은 셈법을 따져봤을 때 결코 이익이라고 볼 수 없다. 비핵화 등을 중국과 얘기하면 북미정상회담 힘빼기가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 교수는 "남북·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중국에 설명할 고위급 특사단이나 시진핑 주석의 연임을 축하하는 사절단을 보냈을 가능성은 있다"며 "최룡해나 박봉주 등 정치국 상무위원급이 단장을 맡고 리수용 등이 동행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여정 부부장은 임신 7개월이라 방중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 최고위급의 중국 방문은 북한과 중국의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최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중국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패싱'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북한 고위급의 방중을 강하게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 역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우호관계를 과시하며 대미 협상력을 키우고, 중국에 제재 완화를 요구할 필요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혼자 움직일 때와 중국과 공조할 때는 파워가 달라진다"며 "중국이 대북제재를 당장 완화하긴 어렵더라도 그간 위축됐던 정상적인 북중 거래라도 숨통을 틔운다면 북한으로서는 다양한 카드가 생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은 최근 '남북미' 대화국면에서 끼지 못한 채 북미수교가 체결되면 자신의 배타적인 영역이 사라지기 때문에 북한보다 더 다급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북한이 오는 4월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북한의 경제상황 악화를 고려할 때 북한에게 관계개선이 가장 시급한 국가는 경제의존도가 큰 중국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