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노동3권·국민소환제 넣고 촛불 제외..文개헌안 1차공개

[the300](상보)근로→노동, 기본권주체 국민→사람..헌법정신 뚜렷이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조국 민정수석이 2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헌법 전문과 기본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김형연 법무비서관. 2018.03.20.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마련한 헌법개정안이 5·18, 6·10 등 주요 민주화 운동을 헌법정신으로 명시하는 대신 촛불혁명은 제외했다.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 등 기본권에 대해 그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변경, 확대했다.

'근로' 표현을 '노동'으로 수정하고 국가에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지급에 노력할 의무를 부여했다. 검사의 영장청구권 규정은 헌법에서 삭제하고,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등 직접민주주의 강화조항은 신설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김형연 법무비서관,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은 20일 함께 개헌안 관련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촛불은 진행중..역사적 평가는 6·10 정도 돼야"= 조 수석은 헌법의 맨 앞에 등장하는 전문(前文)에 대해, 현재 명시된 4·19혁명과 함께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의 민주이념을 계승한단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자치 분권, 지역간 균형발전, 자연과의 공존이란 표현도 추가했다. 

단 촛불정신은 뺐다. 현재진행중이므로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 수석은 "역사적 평가는 (가장 최근인) 6.10 항쟁 정도의 평가 있어야 헌법에 들어가기 마련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기본권과 관련해서는 생명권과 안전권을 신설했다.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 묻지마 살인사건 등 각종 사고와 위험으로부터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하다"며 "이에 헌법에 생명권을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정보기본권과 성별·장애 등 차별개선노력 의무도 신설했다. 동물보호도 포함했다. 

기본권 주체 확대 관련,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평등권, 생명권, 신체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정보기본권, 학문·예술의 자유 등 국가를 떠나 보편적으로 보장돼야 하는 천부인권적 성격의 기본권에 대해서는 그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했다.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인권의 수준이나 외국인 200만명 시대의 우리사회의 모습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단 직업의 자유, 재산권 보장, 교육권, 일할 권리와 사회보장권 등 사회권적 성격이 강한 권리와 자유권 가운데 국민경제와 국가안보와 관련된 권리에 대해서는 그 주체를 ‘국민’으로 한정했다. 분단과 안보상황 등 현실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가에 동일노동 동일임금 노력 의무 부과= '근로' 표현을 '노동'으로 수정한 것은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양극화 해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동자의 기본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이란 취지에서다. '근로'는 일제와 군사독재시대 사용자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표현으로 봤다. 

국가에게는 ‘동일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수준의 임금’ 지급 노력 의무를 부과했다. 아울러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고용안정’과 ‘일과 생활의 균형’에 관한 국가의 정책 시행 의무 조항을 신설했다. 

노동조건의 결정과정에서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노사 대등 결정의 원칙’을 명시하는 한편, 노동자가 노동조건의 개선과 권익보호를 위해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 공무원에게도 원칙적으로 노동3권을 인정하면서 현역군인 등 법률로 정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현행 제도를 개선했다. 이를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국제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사회경제적 민주화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 군인과 비교되는 경찰의 경우 법률 등의 규정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

정치 사법 분야 다양한 국민 권리도 확대한다. 검사의 영장청구권 조항, 이중배상금지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검사의 영장청구권 규정이 헌법에서 삭제된다 하더라도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는 현행 형사소
송법은 그대로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주권강화를 위해 국민발안제와 국민소환제를 신설했다. 청와대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권력의 감시자로서, 입법자로서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국민의 요구에 따라, 국민이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과 국민이 직접 법률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조국 수석은 "국회의원은 명백한 비리가 있어도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기 전까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며 "‘세월호 특별법’은 입법 청원에 600만명의 국민이 참여했지만 입법발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본권 국민주권, 국회도 동의한 조항들"= 조 수석은 "이번 개헌은 기본권을 확대하여 국민의 자유와 안전, 삶의 질을 보장하고, 직접민주주의 확대 등 국민의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의 개헌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본권 및 국민주권 강화와 관련된 조항들은 이미 국회에서도 대부분 동의한 바 있는 조항들"이라며 "양보와 타협을 통해 국민의 희망을 이루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이번 개헌은 첫째도 둘째도 국민이 중심인 개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국민의 자유와 안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주는 나라"라며 "국가는 국민의 뜻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국민들은 국민주권과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여준 바 있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87년 6월 항쟁을 통해 헌법을 바꾼 지 벌써 30여년이 흘렀다"며 "그동안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세월호참사를 거치면서 국민의 삶이 크게 바뀌었고, 촛불집회와 대통령탄핵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헌법이 바뀌면 내 삶이 바뀐다. 개헌을 통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13일 헌법은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이라며 헌법이 국민의 뜻에 맞게 하루빨리 개정되어 국민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정치권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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