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원' 맞아?…'체계·자구 심사' 그것이 궁금하다

[the300][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사용설명서]②법사위 구성…고유법 심사·타 상임위법 체계자구 심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다른 상임위원회 소관 법안에 대한 체계자구 심사까지 도맡는다는 이유로 '국회 상원' 노릇을 한다고 비난을 받기 일쑤다. 그러나 이때문에 법사위 소속 전문위원과 입법조사관들은 다른 상임위보다 두 배 이상의 일을 해내야 한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와 달리 고유법안과 타 상임위 법안으로 나뉜다. 법사위 고유법안이 700여건, 타 상임위 법안이 120여건이 법사위에서 심사를 거친다.

여기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업무도 법사위 전문위원과 입법조사관들의 몫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과 관련한 뜨거운 이슈들이 집중돼 업무 난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법사위에는 총 28명의 전문위원과 입법조사관, 주무관이 법사위원들을 돕고있다. 이중 박수철 수석전문위원은 행정안전위원회 등을 거쳐온 베테랑이자 국회에서 소문난 '워커홀릭'이다.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실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저녁 약속이 있어도 약속을 마친 후 사무실로 돌아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후문이다.

법사위가 어느 때보다 여야 간 갈등이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는만큼 전문위원들의 법안 검토보고서는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타 상임위 소관 법률이 법사위로 올라와 심사를 거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된다. '국회 상원'이란 비난이 집중되고 있으나 법안 내용의 위헌 여부, 관련 법률과 저촉되는지 여부, 자체조항 간의 모순 유무를 심사하면서 법률형식을 정비하는 일을 게을리할 수는 없다.

법사위 체계·자구심사는 국회법 제86조에 근거해 이뤄진다. 우선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는지 여부를 따진다. 국회가 통과시킨 법률이 위헌 판결을 받게되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민의 기본권 침해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관련 법률(안)과 저촉될 여지가 있는지 여부 ▷ 같은 법률안 내의 조항 간 모순, 충돌 유무 등 ▷민사상 또는 형사상 기본적 법리와의 조화 여부가 심사 기준이 된다.

최근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로 걸러냈던 대표적인 사례는 법안에서 제시한 처벌 형량이 다른 법안의 처벌 형량과 충돌하는 경우였다. 법사위에 상정된 법안 내용의 손해배상책임 제도가 민법 상 손해배상책임의 법리에 비춰 지나치게 과도할 경우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치도록 법사위가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국가 재정이 수반되거나 행정 조직이 신설되는 내용이 포함됨에도 관련 부처의 의견 수렴이 되지 않은 경우가 있어 법사위가 이를 일단 정지시킨 경우도 있었다. 기획재정부나 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가 소관 상임위원회의 법률안 심사과정에서 충분히 의견을 피력하지 못한 탓이다.

법안 내용이 불분명해서 자칫 혼선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법안도 법사위의 심사 대상이다. 이용자가 요청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와 사용 목적이 불확실해 혼선 또는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법안 내용에 대해서는 법적 권리나 의무의 내용을 명확히 규정하도록 법사위가 법안을 돌려보내도록 했다.

법안 이름이 적절하지 못해 법사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법체계적인 측면에서 법안 이름에 핵심 용어를 반영하도록 하고 개인·단체·기관의 성격에 부합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할 경우에도 부적절하다는 판단으로 법안 심사에 신중을 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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