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희정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29일 오후 대전광역시 중구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치적 기반이 완전히 무너졌다. 성폭행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여론이 그에게 싸늘하게 돌아선 것은 물론 '안희정계'라고 불리던 정치적 동지들마저 한 가닥 희망마저 접는 모습이다. 한때 '충청대망론'의 주인공이었으나 안희정 전 지사로 인한 충격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충청 지역 선거를 걱정할 처지가 됐다.
9일 안 전 지사 측과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서울 근교 모처에서 검찰 소환에 대비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서부지검이 수사팀을 꾸려 고소인 조사와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 등 관련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진행 중이다. 안 전 지사는 전날 출국금지 조치에 이어 이르면 이번주 중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안희정계' 의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안 전 지사를 향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법적 처벌을 달게 받으라며 결국 안 전 지사에게 회초리를 들었다. 충청남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강훈식 김종민 박완주 양승조 어기구 의원은 "충남 민주당 아래 안 전 지사와 함께 했던 동료로서 저희들도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며 "사법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법적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와 특히 가까웠던 김종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힘든 시간 만가지 생각이 오가지만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며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알지도 막지도 못했으니 스스로 한탄스럽고 모든 분들께 죄스러울 뿐"이라고 글을 남겼다.
사건이 불거진 직후 오랜 시간 정치적 행보를 해 온 측근들은 큰 충격에 빠진 가운데에서도 추가 피해자는 없을 것이라는 안 전 지사의 설명을 믿었다고 한다. 기대와 달리 안 전 지사가 세운 연구소 직원이 추가로 성폭행 사실을 밝히는 등 제3, 제4의 피해자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안희정의 친구'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안 전 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만든 현수막을 철거하는 등 '안희정 마케팅'이 역효과로 돌아오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비단 이들 뿐 아니라 충남 지역에서는 '안희정 역풍'이 더불어민주당 전체에 불어닥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충남 유권자들이 안 전 지사에 대한 애정이 컸던 만큼 배신감도 커서 민주당 후보는 아예 찍지 않겠다고 돌아서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된다"며 "이 경우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말고 차라리 무소속으로 후보를 내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175석' 민주당, 국회의장+법사위원장 요구…원구성 난항 예고
- 2[기자수첩]"정치학 전공인데 투표 안 했다"는 30대, 왜?
- 3"제1 적대국" "주적" 북한 말폭탄…'중동 위기' 남의 일 아닌 이유
- 4'태풍이 된 남자' 조국 현상의 3가지 이유
- 5"군대 가기 싫어" 여친도 도왔다…적발된 169명 수법 보니
- 6'대북 강경파' 美 유엔대사 방한...외교·국방장관 만나 대북제재 논의
- 7"군대 가기 싫어"…없던 '뇌전증·우울증' 등 만든 159명의 최후
- 8[영상]북한 침투했던 그 무인기…표적 찍자, K9 포탄 140발 '쾅쾅'
- 9'AI·우주·반도체' 등에 올해 4000억 투자…K-방산 수출 뒷받침
- 10'채상병 특검 논란' 속 해병대 75주년…사령관 "거친 파도 이겨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