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송영무 국방장관의 말솜씨

[the300]

"김관진이 강단 있게는 보였죠. 한민구는 노련함이 정치인 이상이었어요." 지난 정부 국방장관에 대해 군 출신 인사들의 느낌은 대체로 이렇다. 장관으로서의 능력이나 성과가 아닌 이미지나 어법에 대한 인상이 그렇다는 얘기다. 


송영무 국방장관의 말실수가 연일 논란이다. 주로 국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적절치 않은 발언을 해 '설화'에 휘말리곤 한다.


지난달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당의 핵심 법안인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곧이어 참석한 국방위위원회에선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4월 첫째 주 재개될 것이란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의 발언에 대해 "그 사람은 그런 것을 결정하는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문 특보와 관련해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특보로 생각되지 않아 개탄스럽다"며 비판했다가 청와대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6차 플러톤 포럼'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지도에서 아마 지워질 것"이라고 말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굳이 강성발언을 했어야 했느냐는 얘기가 여권 일각에서 돌았다. 


지난해 11월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됐던 김관진 전 장관이 11일 만에 석방된 데 대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가 여당 의원의 질타를 받고 뒤늦게 사과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잊을만 하면 터져나오는 송 장관의 말실수에 정부·여당은 당황하곤 한다. 일부 야당 의원은 "대한민국의 주적이 어디냐.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을 유린하고 침략한 곳이 어디냐"며 '대적관'을 문제삼는다.


송 장관의 부적절한 발언을 놓고 문재인 정부 국정 철학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지만 다소 어눌한 어투와 직설적인 화법, 애매한 상황을 능숙하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그의 '말솜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같은 말이라도 타이밍과 분위기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빚곤 한다. 미사여구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지 않더라도 적절하고 간결한 말로 메시지를 전하면 논리와 철학은 깊이를 더한다.


장관의 업무능력이 화려한 화술을 뜻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으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 적어도 이미지나 말솜씨 만큼은 전임 국방장관을 참고하기를 송 장관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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