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릉=뉴시스】추상철 기자 = 10일 저녁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의 1차전 경기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북한 김영남 상임위원장, 김여정 부부장, 이이희범 조직위원장이 경기 관람 및 응원을 위해 자리하고 있다. 앞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북한 응원단. 2018.02.10. scchoo@newsis.com |
평창올림픽은 올림픽 자체만 아니라 외교무대란 점에서 주목됐다. 문재인정부는 한반도를 둘러싼 첨예한 긴장을 낮추는 화해의 시험대로 평창올림픽에 접근했다. 이 시도는 적중했다. 북한의 도발이나 위협적 발언 등 돌발 악재가 없는 가운데 평화적으로 경기를 마쳤다. 테러대응, 안보 관리에 미국의 협조도 적잖았다. 한미연합군사훈련도 연기했다.
해외언론들도 주목했다. 비록 한시적이지만 '데탕트' 속에 올림픽을 치른 게 최고의 평창 이펙트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외교 노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에스토니아 대통령부터 20일 슬로베니아 대통령까지 14차례 국가정상 또는 정상급 지도자와 회동했다. 23일엔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만찬했다. 비록 보좌관이지만 이방카의 미국내 위상을 생각할 때 15번째의 정상 회동이라 볼 만했다.
문 대통령은 15차례 만남마다 빼놓지 않고 남북대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소개하고 각국의 지지를 호소했다. 물밑에선 미국과 북한에 초점을 맞췄다. 북한에겐 미국과 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핵 해결의 키를 쥔 미국에 대해선 개회식 대표단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폐회식 대표단장인 이방카 보좌관에게 연거푸 한미동맹에 대한 의지를 보여 '불안'을 잠재우고자 했다.
평창 이후, 문 대통령 평화외교의 2라운드는 남북대화 지속과 북미접촉 중재라는 양대 축으로 채운다. 우선 남북간엔 두 차례 북한 고위급 대표단 파견을 계기로 복원된 대화를 확장해야 한다. 여건도 나쁘지 않다. 문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의 만찬 날, 미국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선박 등 해상운송을 제한하는 고강도 제재를 내놓은 것도 마찬가지다.
최고 수준의 압박이란 미국의 강경론은 한미간 균열보다는 한국의 대북 협상력에 지렛대가 되는 측면이 있다.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비핵화 대화에 북한이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만 북미간 직접 접촉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지난 10일 북미 고위급 대표단의 전격 회동이 예정됐다가 막판 취소된 것도 북·미 양측이 아직은 팽팽한 수싸움 단계임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에 문 대통령이 조속한 시일에 대북 특사를 평양에 보내, 남북 대화 확장과 북미 접촉 중재를 재차 시도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획기적 해결을 모색한다. 국내 여론에 따라 속도조절에 나설 수도 있다. 자칫 민심과 괴리되면 대화추진에 동력이 약해진다. 야당은 북한 정찰총국장을 지낸 김영철 통전부장의 방남에 김영남-김여정 일행 방남때보다 더 격렬하게 반발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과정에서 북한 선수단 등을 지원하되, 대북 제재 위반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국 및 유엔 측과 투명하고 긴밀하게 협의했다"며 "우리의 주도적 역할을 적극 수행하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유도·견인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실용적 방안들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175석' 민주당, 국회의장+법사위원장 요구…원구성 난항 예고
- 2"제1 적대국" "주적" 북한 말폭탄…'중동 위기' 남의 일 아닌 이유
- 3'태풍이 된 남자' 조국 현상의 3가지 이유
- 4"군대 가기 싫어" 여친도 도왔다…적발된 169명 수법 보니
- 5'대북 강경파' 美 유엔대사 방한...외교·국방장관 만나 대북제재 논의
- 6"군대 가기 싫어"…없던 '뇌전증·우울증' 등 만든 159명의 최후
- 7[영상]북한 침투했던 그 무인기…표적 찍자, K9 포탄 140발 '쾅쾅'
- 8'AI·우주·반도체' 등에 올해 4000억 투자…K-방산 수출 뒷받침
- 9'채상병 특검 논란' 속 해병대 75주년…사령관 "거친 파도 이겨내자"
- 10與 유용원 "국방안보에 청춘 바쳐…31년 전문성으로 승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