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국회서만 1년반 묵은 '분리공시제'…'불량상임위' 문턱 넘을까?

[the300][단통법 논란 2라운드 '분리공시제']⑤분리공시제 6건 법안 '대동소이'…상임위 의원 22명중 10명은 '찬성'

'단말기분리공시제'가 정부의 발표대로 6월부터 시행되려면 국회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그러나 법안을 논의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여야의 정치적 충돌로 상임위가 자주 파행하는 국회내 대표적인 '불량상임위'로 꼽힌다. 6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된 지 1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 차례도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조차 된 적이 없다는 점은 국회 통과 전망을 어둡게 한다. 

◇분리공시 법안 내용 '대동소이'…과방위 22명중 10명 '찬성' = 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단말기분리공시제의 내용을 담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 개정안은 모두 6건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신경민·변재일·박주민 의원, 자유한국당의 배덕광 전 의원(지난달 30일 국회의원 사퇴),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과 최명길 전 의원(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지난해 12월 의원직 상실)이 각각 대표발의했다.

우선 단말기분리공시제 내용은 6개법안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6건의 개정안 모두 이동통신사업자가 지원금 지급 요건 및 지급 내용을 공시할 때, 지원금 중에서 이동통신단말장치 제조업자가 이동통신사업자에게 지급한 장려금을 분리해 공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제조사별 장려금 규모를 파악할 수 없도록 금지한 조항을 삭제하는 것도 6개 법안 모두 같다.

여기에 배덕광 전 의원과 신경민 의원의 대표발의안은'지원금상한제'를 폐지하자는 내용을 추가로 담고 있다. 신경민안에는 위약금상한제 신설, 요금제별 지원금 차등지원 금지도 함께 시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주민의원 안은 국내외 단말기 가격차별을 금지하는 내용도 추가했다. 최명길 전 의원 대표발의안에는 장려금 규모에 관한 자료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일반인에게 공개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 더해져 있다.

과방위 소속의원 22명 가운데 고용진, 신경민, 박홍근, 변재일, 김성수, 김현미, 유승희(이상 민주당), 신상진, 이은권 (이상 한국당) 신용현(바른미래당) 등 10명은 사실상 6건의 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리며 '찬성'의견을 밝힌 상태다. 나머지 12명의 의원들은 논의과정을 지켜보겠다며 아직 확실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한국당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인위적인 통신시장 개입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형성돼 있는 상태다.

법안자문 역할을 하는 과방위 수석전문위원실 역시 이번달 각 의원실에 전달한 '법안심사소위 심사자료'에 "찬반 입장이 있으므로 이를 감안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달았다. 또 "분리공시에 관한 사항은 '완전자급제' 관련 법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과방위에는 이동통신 단말기 판매와 통신서비스 가입을 엄격히 분리하자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4건이 계류중이다.

◇1년 반만에 논의테의블 올랐지만…또 상임위 '파행' = 법안 내용과 별개로 여야의 '대치상황'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방위는 9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단말기분리공시제의 내용을 포함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 개정안을 심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이 강원랜드 수사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권성동 법사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회의장을 집단 퇴장하고 자유한국당도 법안심사 보이콧을 선언하며 과방위 법안심사소위 소집은 무기한 연기됐다.

단말기분리공시제 내용을 담은 단통법 개정안이 처음 발의된 것은 2016년 7월. 과방위가 단통법 개정안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하기로 결정한 것은 2017년 1월이다. 상임위에 상정되고 법안심사소위로 넘기는데에만 6개월이 걸린 셈이다. 법안심사 소위에 올랐어도 실제로 논의된 적은 단 한차례도 없다. 그동안 다른 현안에 밀려 후순위로 밀려 심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법안발의 약 1년6개월만에 과방위는 9일 처음으로 분리공시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로 합의했지만 여야의 '힘겨루기' 속에서 민생법안은 또 다시 뒷전으로 밀렸다.

정계개편도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바른미래당으로 합당하면서 방송·ICT 법안소위 구성을 새로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위 구성당시 여당 성향 4명과 그렇지 않은 4명 동수로 구성하자는 합의 하에 더불어민주당 2명, 국민의당 1명, 정의당 1명과 자유한국당 4명으로 구성됐었다. 그러다 김경진 전 국민의당 의원이 민주평화당에 합류하면서 공석이 생겼다. 공석을 두고 한국당은 바른미래당으로 채우자고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여당 성향의 의원으로 채워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과방위 내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방송장악' 이슈도 단통법을 포함한 다른 법안 처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법안 내용의 찬반여부를 떠나 과방위 자체가 앞으로 얼마나 열릴지 불투명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KBS 사장 선임 과정에서 인사청문 절차에 돌입하면 청문회 개최여부, 방송법 개정 등 다른 현안들이 상임위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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