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재인 대통령 2018년 설 선물 /사진=청와대 제공 |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두 마리에 무궁화 한 송이가 그려진 박스. 그리고 함께 동봉된 대통령의 짧은 축하 메시지가 담긴 카드.
명절때면 대통령은 각계 주요인사와 사회 배려계층 등에 명절 선물을 보낸다. 역대 대통령의 성격과 배경이 다르듯, 명절 선물 역시 개성이 넘친다. 성격이나 철학을 반영하기도 한다.
설 연휴는 15일 시작됐지만, 청와대는 지난달 31일 일찌감치 설 선물세트 발송 계획을 밝혔다. 수령 대상은 정세균 국회의장·이낙연 국무총리·김명수 대법원장 등 각계 주요인사와 국가유공자, 사회 배려계층 등 1만여명이다.
특히 이번 설에는 포항 지진으로 어려움을 겪은 이재민이 설 선물 발송 대상자에 포함됐다. 청와대는 지난해 추석 때보다 선물 대상자가 3000여명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 선물세트 내용물은 경기 포천 강정, 경남 의령 유과, 전남 담양 약과, 충남 서산 편강 등 지역 특산물이다. 물론 김영란법을 준수한다.
여기에 올해 설 선물세트는 지난 추석 선물과 달리 술이 포함됐다.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평창 감자술이 선물세트 한 가운데를 차지했다.
지난해 추석 선물은 경기 이천 햅쌀, 강원 평창 잣, 경북 예천 참깨, 충북 영동 피호두, 전남 진도 흑미 등 다섯 종의 농산물만 포함됐다.
추석에 이어 설 선물까지 전국의 농산물이 골고루 포함된 것을 두고 대선 후보 시절부터 지역 균형발전 등을 강조한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시대상과 국정철학을 반영한다. 시대나 사회 분위기가 바뀌면서 대통령의 선물도 변화했다.
1970∼80년대는 권위를 은연중에 드러내는 선물이 주를 이뤘고, 선물을 받는 대상자도 대통령 측근과 정·관계 인사 등 극히 제한적이었다.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은 봉황 문양이 새겨진 나무 상자에 인삼 10여뿌리를 넣어 선물로 보냈다. 이른바 '봉황 인삼'이다. 고가의 선물을 보내 '보스 기질'을 과시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선물로 격려금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다.
1990년대에 접어들며 선물은 소박하게 바뀌었다. 대신 대상이 대폭 확대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추석선물로 고향인 거제도산 멸치를 고집했다. 의원 시절에도 멸치가 단골 선물 메뉴였다고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친은 멸치잡이 어업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향인 신안군의 특산품인 김을 선물로 애용했다. 또 2001년에는 정당대표 등에 난과 옹기도자기를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명절선물 /사진=대통령기록관 |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 안배형' 명절 선물을 선보였다. 2003년 추석을 앞두고 당시 청와대는 지리산 복분자주와 경남 한과를 묶음으로 한 선물을 마련했다.
당시 청와대는 선물 구성을 두고 호남 특산품과 영남 특산품을 하나로 한 국민통합형 선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역 안배와 더불어 지역 민속주 사랑도 대표적인 노 전 대통령의 추석선물 컨셉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소곡주, 2005년 문배주, 2007년 이강주 등 전국 각지의 민속주를 한 해 한 가지씩 추석 선물로 애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지역 특산 농산물을 애용했다. 취임 첫해인 2008년엔 강원 인제 황태, 충남 논산 대추, 전북 부안 김, 경남 통영 멸치를 선물로 보냈고, 마지막 해인 2012년에는 경기 여주 쌀, 충남 부여 표고버섯, 경북 예천 참기름, 강원 횡성 들기름, 전남 진도 흑미를 선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선물 수령자의 성격에 따라 선물을 달리 하기도 했다. 2016년 설날 국가유공자, 홀몸노인, 다문화가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에 보은 대추, 장흥 표고버섯, 통영 멸치로 구성된 농수산물 세트를 보냈다.
이 외에도 가정위탁보호아동에게는 어린이 자율학습용 전자책을, 주한 외국공관장들에게는 중소기업이 만든 화장품 세트를 선물했다. 박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한류 홍보'의 일환이었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이준석, 尹-李 영수회담에 "긍정적...조국이나 나는 부담스러울 것"
- 2尹, 빠르면 21일 비서실장 임명…총리 지명은 더 신중 모드
- 3尹정부 2번째 재외공관장회의…호주 공관장 불참, 주중대사 참석
- 4이재명, 윤 대통령에 민생지원금 요구하고 총리 추천?···용산회담 주목
- 5윤 대통령 '영수회담' 결단에 …국민의힘, 정국 반전 기대감 '솔솔'
- 6윤 대통령, 빠르면 21일 비서실장 지명…총리는 더 늦어질듯
- 7"고래가 잘못 꼬리짓 하면 송사리는 죽어"…허리 숙인 與 낙선인들
- 8국민연금 고갈 6년 늦출 뿐인데…"더 내고 더 받겠다" 시민의 선택
- 9국민의힘, 윤석열-이재명 회담 성사에 "적극 환영…초당적 협력 기대"
- 10달라진 尹, 이재명에 먼저 손 내밀었다…'5분 통화'→3년 바꿀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