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보이지 않는 손', "우리가 파리목숨?"

[the300][300TMI]⑤보좌진, 출중한 능력 있어도 신분은 늘 비정규직

편집자주  |  300TMI(Too Much Information, 너무 과한 정보)는 '내가 굳이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싶은 자괴감을 드리고 싶어 준비했습니다.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해)이셔도 알아두면 쓸만한 국회 정보를 전달해드립니다. 혹시 국회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시면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열심히 발로 뛰어 찾아보겠습니다.

일 안 하는 국회, 세금만 축내는 국회, 싸우기만 하는 국회. 부정적인 수식어를 독차지한 국회도 '사람 사는 곳'이다. 국회의 사소한 것부터 알아가다 보면 이곳이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란 게 느껴진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젊은 기자들이 발로 뛰며 국회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10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제식 새누리당 의원의 보좌관이 각종 셀프성형기구를 착용한 채 의원의 질의를 돕고 있다. 김 의원은 보좌관이 착용한 셀프성형기구를 관리하는 정부 주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2015.9.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의원 보좌진, 사실상 주인공은 '나야 나'

작년 추석 '열흘 황금연휴'에 많은 사람들이 쾌재를 불렀지만 국회 의원회관 불은 꺼질 줄 몰랐다. 바로 국정감사 준비 때문. 1년에 단 한 번, 국회는 단단한 행정부의 빈틈을 파고들 날카로운 질의를 준비한다. 각 상임위에선 소관 기관들의 업무와 예산집행에 문제가 없는지 또한 꼼꼼히 따져본다. 이 중심에 국회의원 보좌진이 있다.

국회의원수당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총 9명의 보좌직원을 둘 수 있다. 4급 2명, 5급 2명, 6·7·8·9급·인턴 각 1명이다. 국회 공식 보좌인력만 2700명(의원 300명 곱하기 9)에 달한다. 이들이 담당하는 업무만 수십 가지. 상임위, 인사청문회 등에 쓰일 의원들의 질의서 작성부터 법안 개정, 토론회·공청회 주최, 지역민원 해결·후원회 조직관리 등 다재다능한 능력이 요구된다.

국회의원 보좌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회 홈페이지 '의원실채용'을 클릭하면 각 의원실의 '급수별' 보좌진 채용공고글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공채'다. 이밖에도 선거캠프에서 의원과 함께 뛴 '공신'들, 소개와 추천을 받은 이들도 국회 보좌진으로 활동한다. 민주당 의원실의 한 비서관은 보좌진 채용절차에 대해 "아무런 기준이 없다"며 "전적으로 의원 재량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최근엔 변호사·회계사 또는 박사 출신 등 전문직들이 늘어나면서 보좌관의 구성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설날_추석_뭐죠? #그거_먹는_건가요? #국회_숨은_일꾼
#여의도_대나무숲 #보좌진들_하소연_한마당

【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20대 국회개원을 하루 앞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과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 보좌관들이 1호 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밤샘대기를 하고 있다. 2016.05.29.

mania@newsis.com


△경력이 쌓인들 만년 '비정규직'

보좌진들은 가진 능력에 비해 신분은 굉장히 불안정하다. '국회엔 300개의 회사가 있다'는 말처럼 임용과 면직 등 보좌진의 생사여탈권은 각 국회의원 손에 달렸다. 국정감사를 전후로 대규모 물갈이가 일어나는 것도 이 때문. 작년 국감서도 대대적인 '숙청'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실 보좌진은 국감 도중 질의서 작성을 못한다는 이유로 면직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 한 관계자는 "의원과 저녁을 먹다 보좌진이 해고됐다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심각한 고용불안정에 대해 보좌진들의 원성이 높다. 일각에선 국회사무처가 보좌진을 정직원으로 고용해 고용안정성을 보장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공론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연차나 월차도 마음대로 쓰지 못한다. 이 문제 역시 의원 재량에 달렸다. 휴가 한번 마음 편히 못가는 보좌진들이 많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불만이 많지만 의원하고 맞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보좌진협의회가 있지만 보좌진들의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너_해고_응_안녕 #싸늘하다_또_비정규직

△보좌관에서 국회의원으로, '자기 정치 실현기'

그렇다고 보좌진이 늘 '을(乙)'은 아니다. 국회 바닥에서 실력자의 위치에 올라서면 오히려 보좌진이 의원을 '선택'하는 역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특히 총선 직후 초선 의원이나 비례대표 의원들이 그 타깃이다. 또는 청와대 비서관·행정관으로 발령이 나거나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해 자기 이름으로 정치활동을 이어가기도 한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992년 당시 박지원 민주당 의원 비서관으로 일했다. 비서관과 의원 사이에서 동료 의원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전문성으로 국회에 입성한 사례도 있다. 국방전문가로 유명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1993년부터 2000년까지 국방위원회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이후에도 대통령비서실 국방보좌관실 행정관,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등을 역임했고 20대 국회에서도 역시 국방위원회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도 20대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국회 보좌진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식, 박완주, 기동민, 이진복, 이태규, 김태흠, 이철희 등 2-30명의 의원들이 보좌진 출신이다. 

#그래도_을이_갑_되긴 #하늘의_별_따기_ㅠㅠ


다음 회 TEA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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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론관_그게_뭐지 #기자회견_여기서_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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