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재난현장 누비는 '바퀴벌레 드론'…농사현장 날아다니는 '벌떼 드론'

[the300][평창 클라우드 드론쇼의 비밀 ③]물류·유통·농업·군사 등 다양한 분야서 활용

# 미국 뉴저지주 로빈스빌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 5000대의 물류 선별·이송로봇들이 선반에서 다음날 배달할 물품들을 싣고 작업자들이 근무하는 픽업 스테이션으로 옮긴다. 특이한 점은 폭이 1~2m로 좁은 창고 통로를 수백 대의 로봇이 바삐 움직여도 서로 충돌하거나 엉키는 일이 없다는 점이다. 아마존은 이 로봇을 통해 올해 1월까지 9억 달러(약 9800억원)가량의 비용 절감 효과를 봤다. 아마존은 앞으로 25개 물류센터에 약 6만 5000대의 로봇을 보급·배치할 계획이다.

#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연구팀은 지진·홍수 등의 재난이 발생했을 때 바퀴벌레를 닮은 바이오 로봇을 대량 투입해 재난 지역 상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지도를 작성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센서를 장착한 약 4cm 크기 만한 바퀴벌레 로봇들이 드론과 네트워크로 연결돼 할당받은 구역에서 재난 지도를 그리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활동을 벌인다. 만약 바퀴벌레 로봇이 A 구역에서 지도를 만드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드론에 모두 전송하면, 드론은 바퀴벌레 로봇에게 B 구역 이동을 명령한다. 이렇게 전체 지도를 완성해 나가는 식이다.

여러 대의 드론 혹은 로봇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군집(클라우드) 제어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드론이나 로봇이 집단적으로 특정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위치 측위 기술과 함께 스스로 높은 지능과 자율성을 갖춰야 한다. 구글의 로봇 전문가 제임스 맥러킨 박사는 “로봇의 미래는 군집 제어 기술에 달렸다”고 말했다.

군집 제어 기술은 일의 효율성과 완성도를 높인다.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이 재난 현장이다. 이를 테면 산불이 발생한 지역에 생존자를 찾기 위해 드론 한대를 날리는 것보다 수 백 대의 드론을 날려 동시 수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가스관의 누수를 찾아낼 때도 수천 대의 곤충 로봇을 투입해 파악하는 것이 훨씬 나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몇 대가 유실돼도 전체 임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을 주지 않는다.

EU(유럽연합)에선 군집 제어 기술을 농업 현장에 적용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으로 잡초 제거를 위한 군집 로봇 프로젝트 ‘SAGA(Swarm robotics for AGricultural Applications)’를 꼽는다. 이는 수 백 대의 초소형 드론이 꿀벌처럼 날아 다니다가 잡초를 찾게 되면 잔디를 깎는 로봇에게 해당 장소를 알려줘 작업을 수행하게 만든다.


물류, 유통, 재난현장 대응 외에 드론 군집제어 기술을 가장 활발하게 연구하는 분야는 군사용이다. 미 해군은 손바닥 크기에 무게 약 65g의 미니드론 ‘시캐이다(CICADA)’ 배치를 추진 중이다. CICADA는 초소형·소형 드론을 사용한 첨단 군집비행기술 시연·운용을 위해 미 국방부가 추진하는 프로젝트. 군사용으로 드론 군집제어 기술을 활용할 경우 아군 인명피해가 없는 데다 적군에 보다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전략적 운용이 가능하다.

군집 제어기술 응용분야를 넓히는데 있어 가장 큰 기술적 난제는 배터리다. 현재로는 길어야 20~30분에 머무는 드론 배터리 용량으론 군집 제어 기술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크기가 작을 수록 배터리 용량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게 딜레마다. 수십~수백대의 초소형 드론의 배터리를 일일이 충전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다중지능로봇 전문가인 조영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는 “군집 제어 기술을 탑재한 로봇의 경우, 전체 로봇팀의 임무를 결정하고 상호 간 교신하며 역할을 분담하는 운영체계를 갖춰야 하는데 아직 해당 표준기술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배터리와 함께 드론을 비롯해 각종 로봇이 스스로 자기 위치를 파악하는 인식 기술이 지금보다 더 많이 발전되어야 우리가 원하는 서비스 용도로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300인덱스
  • 청탁금지법ABC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