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펜스 北과 합석 거부, 결례에 결례로 맞섰나

[the300](상보) 리셉션 해프닝에 靑 당혹..한미공조·외교 전략 점검해야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center, stands alongside first lady Kim Jung-sook, U.S. second lady Karen Pence and U.S. Vice President Mike Pence as the South Korean national anthem is played at the opening ceremony of the 2018 Winter Olympics in Pyeongchang, South Korea, Friday, Feb. 9, 2018. Standing at top left is Kim Yong Nam, president of the Presidium of North Korean Parliament, and Kim Yo Jong, sister of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AP Photo/Patrick Semansky, Pool)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결례'에 또다른 '결례'로 맞선 것일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9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을 맞아 '외교 결례'를 불사하며 대북 강경 메시지를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의 리셉션 환영사 때 행사장에 없었고, 이후 입장했지만 자신의 자리에 앉지 않고 5분만에 떠났다.

반면 미국의 뜻과 달리 우리 측의 '기대 섞인' 외교부터가 문제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의문에 '정답'이 무엇이든 남·북 대화 국면을 북·미대화로 잇도록 중재하려던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은 큰 숙제를 안게 됐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진행된 평창동계올림픽 리셉션에 지각했다. 문 대통령의 '평화올림픽 선언'을 듣지 못했다. 이후 만찬 시간에 리셉션장에 입장했지만 일부 정상급 인사들과 인사를 간단히 나눈 후 퇴장했다. 자신의 자리가 있던 헤드테이블에는 앉지도 않았다. 리셉션장에 머문 시간은 5분. 외교 결례로 해석될 여지가 큰 행동이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과 오후 6시30분 저녁 약속이 되어 있었고 사전 고지가 된 상태였다. 테이블 좌석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지는 설명이다. 우선 현장의 헤드테이블에는 펜스 부통령과 그 부인 이름의 명패가 이미 마련돼 있었다. "좌석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청와대의 설명이 틀린 것이다. 펜스 부통령이 전날 문 대통령과 회담에서 북한과 동석에 난색을 보였을 수 있다. 주최국인 우리로선 그럼에도 '혹시나' 하고 좌석을 마련해뒀을 수 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의 저녁일정을 청와대에 언제 통보·조율했는지, 이 같은 통보에 청와대 대응이 어땠는지 청와대는 설명하지 못했다. 펜스 부통령의 리셉션 해프닝에 청와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때문에, 펜스도 펜스지만 우리 외교가 '희망'을 강조한 나머지 냉정한 현실을 못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평창=뉴시스】추상철 기자 = 9일 강원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대화 하고 있다. 2018.02.09. scchoo@newsis.com
펜스 부통령의 동선이 말해준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를 강조해왔고 우리 측에 "북측과 돌발접촉이 안 되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김영남 위원장과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개막식에서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2열)의 앞줄(1열)에 앉아야 했다. 그런데 자리를 부인인 캐런 여사와 바꿔, 독일 대통령 내외 앞쪽에 앉았다.

그는 앞서 이날 평택 2함대 사령부에서 천안함 기념관을 봤다. 탈북자 4명과 만나서도 북한을 "자국민들을 고문하고 굶주리게 하는 정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면담엔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고(故)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씨도 특별히 배석했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돌발상황을 대비했어야 하는 셈이다. '화끈한' 트럼프 미 대통령이었다면 달랐을 거란 관측도 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이 대북 강경파란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펜스 부통령의 행동은 우발적인 걸까. 그보다 북한의 비핵화 없이는 대화가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한·미 공조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정치적 공세를 받을 수 있다. 당장 10일 김영남 단장,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을 접견하는 데 부담을 안게 됐다. 

대북접근에 대해 한·미 공조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보여줄 모멘텀도 필요하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화통화해 동맹과 공조관계를 재확인하는 '트럼프 모멘텀'이 거론된다. 평창 폐막식에 트럼프 대통령 딸 이방카가 참석하는 것이 '이방카 모멘텀'이 될 거란 기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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