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면한 현대판 '주홍글씨'에 대한 울부짖음…국회는 답할까

[the300][이주의 법안]②박주선, '전과공개제한법'…부당한 법체계 공감대는 일단 화보




“무능한 행정처리로 국민들에게 2차 피해를 야기하고 방치하고 있다.”

4000명이 넘는 국민들이 현대판 ‘주홍글씨’를 지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실효된 형을 포함한 범죄·수사 회보서 관련 피해자 대책토론’ 모임은 포털 카페를 만들어 외교부와 법무부, 경찰청,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문을 두드려왔다. 그러나 이들에게 돌아온 정부의 답은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신문고에 문의하라.”외교부·법무부·경찰청), “해결 중이다.”(외교부·법무부), “개인의 이익을 위해 해외에 나갔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국가인권위원회)“

청와대 청원으로도 목소리를 내봤지만 소용없었다. 그러다가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이 실효된 형은 열람만 허용하고 회보서에는 포함시키지 말도록 한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자 이들의 발길은 국회로 향하고 있다. 의안정보시스템 게시판에 이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달라는 글을 잇따라 올리는가 하면, 이 법안에 대한 심사과 이뤄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법안 통과를 요청하고 있다.

박주선 의원이 이 법안을 발의한 이유는 법의 취지가 방법 상 미비점 때문에 피해자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문제 의식 때문이다. 실효된 형 때문에 국내는 물론 외국 입국과 체류에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이미 정부를 포함해 사회적으로 합의된 바다.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시행하는 방법은 정부가 실효된 형에 대한 범죄사실 기록 자체를 삭제해 실효된 형이 더이상 사회적 낙인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실행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법무부 등 정부가 사회 안전을 이유로 범죄사실 기록을 관리하려 할 뿐 아니라 외국인에 대한 우리나라의 요구와 비교했을 때 형평성, 일부 국가들의 요구에 대하 외교적 해결 등을 고려했을 때 아예 실효된 형의 기록은 어렵다.

박 의원이 적절한 해결점으로 제시한 방법은 실효된 형은 열람만 가능하고 회보서에 포함되지 않도록 하는 법 개정이다. 법 개정이 형사정책적 목표를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착안했다.
피해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같은 방향의 법 개정으로 충분히 피해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법안 통과도 일단은 파란불이다.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에 공동발의로 참여한 면면을 보면 법사위 소속이 다수다. 법사위가 이 법안을 심사할 때 큰 반대 없이 순항할 수 있다.

문제는 피해자들이 느끼는 시급함만큼 국회가 움직여줄지 여부다. 법사위는 멈췄다. 2월 임시국회 중 재개될 가능성이 낮은 상태다. 국회의원들을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인 여론 역시 이 법안 처리를 위해 불붙을 지 미지수다. 법 개정의 1차 수혜자가 수천명 정도에 불과하고 범죄자의 범죄 경력을 없애는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박주선 의원실 관계자는 ”박 의원 스스로가 부당한 사법 체계의 문제점을 워낙 크게 느껴온 당사자고 외교통일위원회 활동에서 피해자들의 문제점을 체감해와 발의한 법안“이라며 ”공론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 300인덱스
  • 청탁금지법ABC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