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공운법은 참여정부의 선물? 족쇄?

[the300][공공기관 지정의 정치학]

해당 기사는 2018-01-31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공공기관의 역사는 꽤 길다. 해방 직후 탄생한 국영기업을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다 박정희 정권 때 ‘정부투자기관 예산회계법’을 신설하면서 법적 개념이 생겨났다. 한국전력의 경우 1961년 조선전업 등을 통합해 출범했다.

지금과 비슷한 공공기관 관리체계가 시작된 건 1984년이다. 당시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이 탄생했다. 공공기관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경영평가도 이 때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당시 법 제정 취지는 중앙정부의 통제를 완화하는 것이었다.

공공기관 관리체계의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건 참여정부 때다. 참여정부는 2003년 12월 ‘정부산하기관 관리기본법’을 제정했다. 정부투자기관 외에 정부산하기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산하기관도 경영평가 대상이 됐다.

참여정부는 2006년 6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운법)을 발의하기에 이른다. 당시 정부투자기관과 정부산하기관으로 이원화돼 있던 관리체계를 일원화한다는 취지였다. 그해 말 법안이 통과됐고 2007년 4월부터 시행됐다.

정부가 당시 제출한 법안을 보면 “공공 경영의 합리성과 운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의 범위 설정과 유형구분 및 평가·감독 시스템 등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정하려는 것임”이라고 돼 있다.

공운법은 공공기관 관리체계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공공기관 분류체계다. 공운법은 공공기관을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으로 나눴다. 이 과정에서 감독 사각지대에 있던 200여개의 기관이 관리 체계로 들어왔다.

그리고 모든 임원을 임명할 때 추천위원회의 추천을 의무화하고, 인사권 규정도 명확하게 했다. 정부위원과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도 공운법을 근거로 한다. 공운위원들은 공공기관 지정 결정권 등을 쥐고 있다.

그러나 공운법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로 넘어오면서 허점을 드러냈다. 공운법은 공공기관 지정요건을 나열하면서 이 같은 기관을 공기업 등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요건에 맞으면 무조건 해당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는 게 아니라 자의적 판단이 개입되는 것이다. 공운위원들의 입김이 강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매년 공공기관 지정을 앞두고 논란이 반복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공공기관장의 임기가 공운법상 보장돼 있음에도 정부는 공공기관들의 인사에 개입하곤 했다. 이명박 정부만 하더라도 출범 직후 공공기관들의 일괄 사표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도 출범 후 자진 사퇴를 유도했다.

공운법에서 규정한 경영평가도 매해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경영평가는 임직원들의 성과급 등에 영향을 준다. 경영평가 결과가 좋지 않으면 성과급을 못 받는 구조다.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결국 기재부는 지난해 말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개편방안’을 내놨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평가단을 분리하고 평가단 구성을 다양화하는 내용 등이 개편방안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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