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공운법' 만든 장병완 "선진화 법이 낙하산·채용비리로 얼룩져"

[the300][공공기관 지정의 정치학]

해당 기사는 2018-01-31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14일 오전 국회에서 장병완 국회산자위원장 인터뷰

2006년 참여정부 당시 기획예산처(현재 기획재정부)가 추진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운법)은 국회 제출 206일만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일반회계·특별회계·기금 등 복잡하게 얽힌 국가 재정을 통합해 재분배하고, 공공제도를 선진화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했다.

 

당시 정부안을 들고 국회를 설득하러 뛰어다녔던 예산처장관이 장병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이다. 장 위원장은 "공운법 제정 추진 당시 정부 부처와 해당 상임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까지 반발이 많았다"며 "국회에 제출한 지 5개월 만에 상임위원회에 상정되면서 '연내 힘들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공운법은 참여정부의 중장기 정책인 '미래비전 2030'의 일환이었다. 참여정부가 제시한 '2030 추진 5대 전략' 중 하나가 '사회적 자본 확충 전략' 이었는데 핵심 내용이 공공기관의 지배구조 개선과 공공제도 선진화 방안이었다. 장 위원장은 "'미래비전 2030'은 저출산·고령화, 성장동력 완화 등 미래 불안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준비하는 내용이었다"며 "정부 예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재정을 개혁하기 위해 공공기관 운영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해 6월 공운법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에선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공운법 소관인 운영위원회가 열리지 않아서다. 운영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모두 다른 상임위 겸직을 이유로 상임위를 차일피일 미뤘다. 법안은 11월22일에야 운영위에 상정됐다.

 

법안소위에선 또 다른 암초가 있었다. 공운법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강한 만큼 야당(당시 한나라당)의 반대도 거셌다. 한나라당은 정부안에도 없던 노조 대표자를 공운위에 넣자는 얘기까지 할 정도였다. 딴지걸기가 심했다는 얘기다. 당시 실무 작업을 했던 담당 공무원은 현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이다. 김 차관은 "4차례에 걸친 법안소위를 거듭할수록 공공기관 지정 방식, 평가 방식 등 다양한 논쟁에 발목이 잡혔다"며 "마지막까지 KBS와 한국은행을 포함시킬 것인가를 두고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공영방송인 KBS와 한국은행을 공공기관 지정범위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언론의 독립성과 통화정책의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정부는 기존의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이하 정투법)에도 포함됐던 기관이니만큼 제외할 수 없다고 팽팽히 맞섰다.

 

공운법 논쟁은 막판 KBS·한국은행 포함 여부로 범위가 좁혀졌다. 장 위원장은 "수십개의 부처 산하기관들이 반대 논리를 내세웠지만 명함도 못 내밀었다"며 "돌아보면 KBS와 한국은행이 블랙홀처럼 이슈를 빨아들인 게 공운법 제정을 결과적으로 도운 셈"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운법은 국회 마지막 날인 12월22일, KBS와 한국은행을 제외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이루고 법안소위와 본회의를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장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이) 깜짝 놀랐다고, 제정될 거라 생각 못했다고 했다"며 노고를 치하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운법을 악용한 전 정부 사례를 보며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위원장은 "공운법은 공공기관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제정됐는데 지난 정권은 도리어 '낙하산 꽂기'에 활용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공공기관은 소위 '철밥통'으로 비유 될 만큼 비리가 많이 적발되고 효율성이 낮아 개혁을 추진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지난 정부는 청와대가 공공기관 감사 등을 정권 입맛에 맞는 사람 보내면서…법 취지대로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최근 불거진 금융감독원 등 일부 금융기관의 공공기관 지정 논란과 관련해서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직원의 보수 차이 문제가 커서 이원화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금융시장 감독의 공적인 기능을 감안 해 두 기관이 일원화 할 생각이 없으면 대안으로 공공기관 지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300인덱스
  • 청탁금지법ABC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