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해외 100대 스타트업, 한국오면 75%가 불법"

[the300][중국의 힘! TMD]⑤ 한국에선 왜 중국 차세대 it 3인방 TMD 안나올까… "범죄자 될 각오해야" 탄식도

해당 기사는 2018-01-30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해외 100대 스타트업, 한국 오면 75%가 불법."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대신 TMD(터우티아오·메이투안 디엔핑·디디추싱)로 세대교체가 활발한 중국 정보기술(IIT)스타트업 업계.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네이버, 카카오 등 1세대 벤처신화 계보를 이을 차세대 스타트업을 찾아보기 힘들다. 왜 그럴까. 혁신가들을 옴짝달싹할 수 없게 만드는 ‘규제 지뢰밭’에 거대 포털 플랫폼 위주로 인터넷 생태계가 고착화된 데 따른 영향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먼저 기존 전통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신규 비즈니스가 쉽게 발붙일 없도록 한 차별적 규제환경이 혁신 스타트업 태동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맥킨지코리아가 발표한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글로벌 누적 투자액 기준 상위 70%의 스타트업 사업 모델이 국내 법에 저촉돼 한국에서는 시작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죽하면 “범죄자가 될 각오를 해야 스타트업을 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차량공유 스타트업인 우버는 2013년 우버X(개인차량 공유) 서비스를 한국에서 시작했지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과 택시업계의 반발로 2년 만에 해당 서비스를 철수시켜야만 했다. TMD 기업 중 한곳이자 중국판 우버’로 알려진 디디추싱(Didichuxing)도 같은 규제에 접촉돼 국내 서비스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클라우드 기반의 금융 서비스로 지금은 세계적인 핀테크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중국 앤트파이낸셜 같은 모델도 정작 한국에선 금융 관련 법령(금융회사의 정보처리 업무 위탁에 관한 규정 위반)에 가로막혀 탄생할 수 없었던 서비스다.

실제 020 시장에 뛰어든 상당수 스타트업들이 규제 장벽에 가로막혀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령 카풀 플랫폼 풀러스는 아침시간과 저녁시간 등 출퇴근 시간에 제한적으로 운영해오던 카풀 서비스를 24시간으로 늘린 것과 관련, 서울시가 지난해 경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사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디디추싱이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자동차에 이어 자전거 공유, 음식배달 등 서비스 영역을 넓히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네이버, 카카오 등 일부 거대 플랫폼 기업 위주로 형성된 인터넷 생태계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O2O(온·오프라인연계)와 특정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생기고 있지만 포털이 거의 전방위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과 손을 잡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부동산 및 숙박 020 시장이 대표적이다. 직방 등 부동산 O2O 서비스가 원룸·투룸을 시작으로 관련 서비스를 아파트로 확대하자 네이버 역시 ‘피터팬의 좋은 집 구하기’ 등과 협력해 직거래 매물 중계에 나섰다. 네이버는 최근 호텔이나 펜션 예약 서비스도 시작했다. 네이버 측은 지도 기반의 지역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제 막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에게는 충분히 생존의 위협을 느낄 만하다. 이 때문에 대기업과 1세대 벤처 기업들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방기하거나 막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대표 스타트업 단체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임정욱 센터장은 지난 26일 진행된 ‘혁신성장과 디지털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에서 “우리나라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스타트업을 돕기는커녕 크지 못하게 일부러 막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해외에선 규제에 기술혁신과 상상력을 만들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는 반면, 우리는 세세하게 규제하기 때문에 상상력을 펼칠 여지가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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