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여 정치판을 바꿔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젊은 정치'를 새해 화두로 제시하며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지난해 전세계를 휩쓴 ‘유스퀘이크'(Youthquake) 광풍과 궤를 같이한다. '젊음'(Youth)과 '지진'(Earthquake)이 합쳐진 이게 우리 정치에도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굳은 대한민국의 정치 지형에 젊은이들이 지진을 일으켜야 한다는 얘기다.
정치권의 벽은 단단하고 높았다. 우리는 이를 정보·인맥·꼰대(기득권)·돈이라는 4대 장벽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장벽의 틈에서 '작은 지진'을 일으키겠다는 현직의 젊은 정치인들도 있었다. 더300은 젊은 정치를 위한 이들의 선언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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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선웅 서울시 강남구의원(더불어민주당). /사진=김휘선 기자 |
1983년생인 여선웅 서울 강남구의원(더불어민주당)이 더300에 전한 말이다. 올해로 만 35세가 되는 여 의원은 20대 대통령 선거가 열릴 2022년에 출마할 수 없다. 이유는 단 하나다. 만 40세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만 40세 이상만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도록 '헌법'에서 정하고 있다. (관련기사☞'헌' 법에 억눌린 '유스퀘이크'…"대한민국 정치도 흔들어야")
여 의원이 다음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건 아니다. 다만 헌법소원 청구를 문제되는 헌법조항의 당사자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이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여 의원은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강남구청장 출마를 준비하면서도 현실정치 제도의 한계를 극복하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중앙정치에 목소리를 못 내는 부분이 있다"며 "이번에 민주당 정당발전위원회의 개혁안을 만들면서 지자체장이 최고위원을 맡을 수 있는 안을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발위 안이 통과되고 구청장으로 당선되면) 청년위원장이 아닌 지자체장 몫의 최고위원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청년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뜻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24일 여 의원을 최근 맹활약한 22세의 테니스 선수 '정현'에 비유했다. 여 의원은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화답했다. 구청장 도전을 넘어 대통령 나이 제한 헌법소원이라는 과제를 여 의원은 어떻게 준비할까.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도 당선 당시 39세였다. 2022년 여 의원의 나이도 39세다. 그때는 '유스퀘이크'를 기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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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국민의당 의원. /사진=뉴스1 |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이 더300의 '젊은 정치' 기획의도를 듣고 꺼낸 첫 마디다. 그는 "만약 국회의원 지역구 선거에서 1986년생인 저(김수민)와 1990년생인 기자가 맞붙었을 때 동표가 나오면 제가 승리한다"며 "동표가 됐을 때 연장자가 당선된다는 것이 법에 명시돼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중 3개의 조항은 △지역구 국회의원(188조1항) △지역구 시·도의원 및 지역구 자치구·시·군의원(190조1항) △지방자치단체장(191조1항) 선거에서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인 때는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고 명시한다.
총선, 지방선거에서 동표가 나왔을 때 당선의 기준을 연장자로 정하는 것에 대한 법적 근거가 명확히 나와있진 않다. 일각에선 "동표가 나오겠느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실제로 연장자가 당선한 사례가 2002년에 있었다. 당시 경기도 동두천시 상패동 기초의원 선거에서 문옥희 후보와 이수하 후보는 각각 1162표를 얻었다. 당선자는 1942년생의 문옥희 후보였다. 이수하 후보는 1953년생이었다.
김 의원은 "추측하기로는 우리 사회에 산업화, 군대문화가 생기면서 왜곡된 형태로 법이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의 유교적 사상 때문에 선거에서 연장자를 우대하는 조항이 남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선거에서 동표가 나올 확률이 희박하다지만 '나이'로 당선 여부가 결정되는 '낡은 규정'을 바꾸겠다는 현직 젊은 정치인의 도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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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 /사진=뉴스1 |
이재영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이 더300을 통해 밝힌 청년의 정치참여 확대 방안이다. 그는 "지금의 20대는 정치적·정책적 사상을 구축할 시기"라며 "2030세대에게 기초의원 몫을 많이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기득권이 기초의원을 하면 얽힌 것이 많아 자기 이익만 챙긴다"며 "그런 점에서 20대에 기초의원을 경험하고 10년 뒤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이들이 지자체장에 도전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 다음엔 40대에서도 대통령이 나올만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람들이 25세에 국회의원이 된 김영삼 전 대통령 이야기를 하는데 김 전 대통령은 (의원 당선) 당시 비슷한 또래의 정치적 동지가 많았다"며 "지금 당장 20대에게 국회의원을 하라는 건 가혹하다"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략공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당 최고위원회의 때도 (전략공천 필요성을) 말했다"며 "공천룰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예를 들면 10명 중 2명은 청년으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내를 넘어 지역, 다른 당과의 경쟁력을 고려해 능력있는 청년들을 공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정치의 세대교체는 결국 타협이 필요하다"며 "장년세대들은 청년이 준비됐다는 순간 자기 자리를 물려줘야 하니 경쟁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청년세대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은 '시간'"이라며 "지치지 않고 싸우면 결국 이길 것"이라며 청년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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