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당시에만 '반짝' 법안 발의…제천 화제 때도 비슷

[the300][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나라]②제천 화재 전후 소방기본법 등 관련 법안 10여건 발의…밀양 화재도 비슷한 양상

해당 기사는 2018-01-29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지난해 말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일어나자 국회는 화재 대책 마련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국회가 법안 처리를 미루는 동안 또다시 경남 밀양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국회가 사고 당시에만 '반짝' 법안 발의에 그칠 뿐 실질적인 대응 마련을 등한시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소방안전 관련 법안 5건을 부랴부랴 처리한 지난 10일이다. △소방기본법 개정안 △소방산업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안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이다. 제천 참사 당시 사고 규모를 키운 것으로 지적됐던 소방차 진입 등의 문제들을 보완하는 법안들이다. 국회 본회의는 아직 가지 못했다.

 

이들 법안 뿐이 아니다. 제천 화재 이후 국회엔 화재 사고 대응과 관련한 법들이 쏟아졌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필로티 구조 건축물 1층 출입구를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위치, 너비 기준 등에 따르도록 하는 ‘건축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제천 화재 당시 스포츠센터 건축물의 출입구가 1층 중앙에 있어 공기 유입이 원활히 돼 화재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에 따른 개정안이다. 인재근 민주당 의원은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주의 아들이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된 전을 들어 본인 또는 4촌 이내 친족을 안전관리자로 선임할 수 없도록 하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화재 사고 이전에도 비슷비슷한 내용의 법안들이 발의됐다. 2016년 11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소방기본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공동 주택에 소방차 전용 구역 설치를 의무화하고 소방차 전용 구역에 일반 차량을 주차하거나 전용 구역 진입을 가로막는 행위를 하면 최대 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소방 활동을 저해하는 주·정차 행위를 막는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지난해 3월 발의된 후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들 법안이 진작 국회를 통과했더라면 제천 화재 사고의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나온다. 국회가 사고가 날 때만 '면피성' 법안 발의에 나서고 실제 법 통과와 시행에는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뒤따르는 이유다.

 

밀양 화재 참사에 대한 국회 차원의 대응도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밀양 화재 사고에서 사망자가 40명 가까이 발생한 데에는 스프링클러 설치 미비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현행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세종병원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기 때문에 결국 현행법이 '스크링클러 사각지대'를 낳아 대형 참사를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행안위 소속 일부 국회의원실에서는 요양 병원 뿐 아니라 일반 의료시설에도 스크링클러 설치를 의무로 하는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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