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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오후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가 마련된 문화체육회관을 찾아 헌화한 뒤 분향소를 나서고 있다. |
책임론의 불씨를 먼저 당긴 건 자유한국당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밀양 화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두 달 동안 총 100여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는데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후안무치한 정권"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하고 청와대와 내각이 책임져야 한다"면서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제천 화재 참사 당시에도 '세월호 사고'에 비유하며 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온 바 있다.
그러자 여당에서는 경남지사의 부재를 거론하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로 화살을 돌렸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역시 화재 현장에서 "(이곳의) 직전 행정 최고 책임자가 누구였는지 봐야 한다"며 대선 출마를 위해 경남지사직을 사퇴한 홍 대표를 겨냥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27일 페이스북에 "홍 대표가 자신이 경남지사를 할 때는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없었다고 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아마추어 정부라고 매도하고 있다"며 "홍 대표 말도 사실이 아니지만 홍 대표 말대로 한다고 해도 화재 예방에 꼭 필요한 경남지사를 뽑지도 못하게 꼼수 사퇴를 한 게 누구냐"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여당의 공세에 당초 예정했던 방문 일정을 이틀 당겨 화재 현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당 지도부란 사람 지적 수준이 그것밖에 안되니 나라가 엉망"이라며 추 대표 등을 맹비난했다. 또 "이 정권이 어떤 정권이냐. 세월호를 이용해서 정권을 잡았다"며 "그런데 자기들은 출범 이후 백명 가까이 안전사고 사상자가 나왔는데 아무도 책임을 안 지느냐"고 문재인정부를 강하게 몰아세웠다.
대변인들도 연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정부 책임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집권여당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과 현상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천금같이 무거운 존재"라며 "집권여당의 대표와 중진의원들이 수많은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 석고대죄 하기는커녕 책임 떠넘기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했다.
여권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에 올라타 밀양 화재를 정치 공세화하려는 의도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을 눈앞에 두고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자칫 여론전에서 밀릴까 긴장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전 정부 책임론은 정부여당의 책임회피로 비칠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신 참사 수습이 시급한 시기에 이를 정쟁화 수단으로 삼고 있는 야당의 행태에 초점을 맞춰 여론 반전을 꾀하고 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8일 "국민들에게 이어진 참사가 야당에게는 정쟁의 수단일 뿐인지 묻고 싶다"며 "사고의 원인과 대처에 대해 정부를 향해 합리적인 비판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것 이상의 정치적 공격은 삼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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