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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가상화폐를 공직자 재산신고 대상에 포함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진다. 지난 19일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이 발의한 ‘공직자 암호화폐 재산등록법’(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24일에는 노웅래 의원이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발의를 준비중에 있다.
하지만 연일 발의되는 재산등록 ‘가즈아’ 외침을 바라보는 국회 안팎의 시선은 차갑다. 세 의원 모두 내용은 유사하다. 합계액 1000만원 이상의 가상화폐를 재산 등록 항목에 포함한다는 것. 취지 역시 같다. 공직자들의 가상화폐를 통한 재산증식 행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는다는 목적이다.
특히 정 의원은 “공무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당한 차익을 취하였는지 면밀하게 조사하고, 보유현황을 공개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밝혀진 금융감독원 직원의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자 파문을 의식한 것이다.
첫 법안인 정 의원의 법안이 발의된 것도 해당 사실이 알려진 다음날인 19일이다. 공분한 국민들은 정 의원의 법안 발의 소식에 환호했다. 하지만 정작 국회에서는 국민들의 분노에 편승한 ‘물타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법을 들여다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시선이 싸늘하다.
당장 시행 시기만 해도 그렇다. 정 의원은 “2월 임시국회에서 조속한 통과를 바란다”고 했지만, 법안 적용은 ‘공포 후 6개월 뒤’로 적용하고 있다. 빨라야 내년부터 시행이 가능한 셈이다.
결국 다음달 말 마무리되는 올해 공직자 재산신고와 무관하단 얘기다. 가상화폐 투자 열풍은 지난해 말을 지나며 잠잠해진 상태다. 안행위 관계자는 “이미 정리하고 수익 본 사람은 다 봤다.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냉소했다.
24시간 변동하는 가상화폐의 시세도 고민거리다. 기준 금액을 정하기가 어렵다. 노 의원실 관계자는 “기준금액을 거래액 기준으로 해야하는지, 아니면 다른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도 고민”이라며 “기준 시점을 정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모호한 가상화폐의 성격이 가장 큰 문제다. 아직 정부는 비트코인, 리플 등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관련 부처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가상화폐 거래소 규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여당 의원실 보좌관은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아 범죄수익 환수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국가에서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데 이를 공직자 재산으로 포함할 수 있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실제 법원은 지난해 9월 한 음란사이트 운영자가 음란물 유통으로 얻은 비트코인 216개에 대해 “물리적 실체가 없는 전자파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몰수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검찰이 추징·몰수 관련 대응방안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이 역시 정부의 명확한 규정 없이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 재산에 가상화폐를 등록하는 법안은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가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비쳐, 다시 한 번 투기열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다.
한 보좌관은 “법안에서는 대통령령을 통해 한정적으로 가상화폐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민들에게는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한다는 시그널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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