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대마초 합법화 길 열릴까

[the300][이주의 법안]① 더불어민주당 신창현의원 대표발의 ‘의료용 대마 합법화법’


대마포비아 vs 그린러시. 의료용 대마 합법화, 과도한 공포와 기대가 걸림돌이다.

대마초가 불법화된 것은 1973년이다. 지금은 사라진 ‘습관성 의약품 관리법’이 개정되면서다. 이후 1975년 터진 연예계 대마초 파동은 우리 국민들에게 ‘대마=불안·퇴폐’의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줬다. 가수 윤형주, 이장희, 신중현, 김추자, ‘가왕’ 조용필도 구속됐다, ‘대마포피아’의 시작이다.

미국도 비슷한 시기에 규제가 시작됐다. 1969년 닉슨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이듬해에 연방의회가 마리화나 사용을 범죄로 규정했다. 이후 반세기 동안 미국 내 마리화나 규제는 커다란 변화를 겪어왔다. 1996년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현재 29개주와 워싱턴 D.C.에서 의료용 마리화나가 합법화됐다. 200만 명 이상이 마리화나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엔 기호용 마리화나도 속속 합법화되고 있다. 2014년 콜로라도주에서 합법화된 이후  알래스카, 콜로라도, 네바다, 오리건, 올해부터 캘리포니아에서도 합법화됐다. 19세기 ‘골드 러시’와 비교해 ‘그린 러시’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 연방 규제약물법은 마리화나 사용을 여전히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헌법재판소는 대마 규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밝혀왔다. 대마의 내성과 의존성 때문에 과태료와 같은 행정벌로는 규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대마 사용자가 대마 흡연에 그치지 않고 필로폰 등 더 강력한 마약을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환각상태에서 다른 강력 범죄로 나아갈 위험성도 있다는 논리다. 따라서 현행 대마 범죄화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아 합헌이라는 입장이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의료용 대마 합법화법’이다. 2017년 상반기에 인천세관에서 38건이 적발된 대마오일을 사례로 들며 환각효과가 없는 칸나비디올(CBD)은 미국, 캐나다, 독일 등에서는 이미 임상시험을 거쳐 뇌전증, 자폐증, 치매 등 뇌, 신경질환에 효과가 입증된 물질이라는 것이다. 칸나비디올은 대마초의 주요 성분이다. 현행법이 중독성이 강한 아편, 모르핀, 코카인 등의 마약류는 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대마를 예외로 하는 것은 잘못된 조치라는 판단이다.      

◇“이 법은 반드시 필요한가?” = 현행법은 대마초를 섬유나 종자를 채취할 목적으로 재배, 소지, 운반,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삼베옷을 만드는 ‘안동포’가 대표적인 경우다. 공무상 공무원과 학술연구자 외에 대마를 수출입, 제조, 매매하거나 매매 알선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다.

대마 또는 대마초 종자의 껍질을 흡연하거나 섭취하는 행위가 금지의 대상인 것이다. 아직까지 헌재에서 기호용이 아니라 의료용으로 대마를 사용한 것이 위반이 아니라거나 의료행위에 따른 정당행위에 해당돼 위법성이 조각되는지 여부가 다뤄진 사건은 없다. 여타의 마약류와 다르게 의료용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규제에 대한 선제적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법은 타당한가?” =미국의 경우 의료용 마리화나가 필요한 환자는 의사의 진단서 등을 갖고 주정부로부터 등록신분증을 발급받는다. 이것을 갖고 의료용 마리화나를 구입하게 된다. 실제 의료용 마리화나가 허용된 주에선 에이즈로 인한 체중감소, 뇌전증, 신경성 동통, 다발성 경화증으로 인한 경직, 암과 항암치료에 의한 구토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의료용 마리화나는 극히 소수다. 마리놀, 신드로 등 의약품으로 후천성면역결핍증, 항암치료에 따른 식용부진, 구토방지로 허가됐다. 유럽의 경우 다발성 경화증으로 인한 경직증상 치료목적으로 사티벡스가 허가됐다. 결국 극소수 의약품의 제한적 사용 이외에 마리화나를 사용한 약품의 안전성이나 유효성이 일반적으로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 의료용 대마에 대한 과도한 기대치는 분명 낮출 필요가 있다. 

◇“이 법은 실행 가능한가?” = ‘대마포비아’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다. 그동안 대마가 다른 마약류나 향정신성 의약품과 다른 취급을 받았던 이유다. 대마가 정신적으로는 습관성이 있지만 신체적 약물의존성은 없고, 투여를 중단해도 극도의 신체적 불안 등 금단증상은 없다는 주장이 ‘퇴폐연예인’, ‘연예인 마약사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앞서 사티벡스의 경우도 국내 환자 수는 80~160명 정도다. 의료용 대마를 선제적, 적극적으로 도입하자는 주장이 큰 힘을 얻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마리화나를 사용한 약품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국민에게 다양한 의약품 치료기회를 준다는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의료용 대마 합법화문제는 국회에 앞서 주식시장에 영향을 줬다. 금감원은 이달 초 대마초 관련주에 대한 투자 주의를 요청했다. 작년 가을이후 대마초 테마의 급등과 하락, 재반등의 과열양상을 보이는 것에 대한 경고였다. 의료용 대마합법화가 넘어야 할 장벽이 의료나 치료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외부적 요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측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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