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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8 무술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01.10. photo1006@newsis.com |
문 대통령은 이날 UAE와 외교·경제적으로 마찰이 있지 않았느냐는 논란에 "외교관계도 최대한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앞의 정부에서 양국 간에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면 그 점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있었던 여러 건의 협정이나 MOU들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 상대국인 아랍에미리트 측에서 공개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는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UAE 건은 이날까지 꼬박 한 달 정국 최대화제였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특사로 UAE 왕세제를 만난 지난해 12월10일부터다. 회견 전날 UAE 특사가 방한, 문 대통령과 임 실장을 잇따라 만나 악수하고 포옹했지만 의혹은 남았다. 애초 임 실장이 특사로 방문해야 할 만큼 중요한 현안이나 양국간 마찰이 무엇이었는지가 쟁점이다. 야당 등에선 원전 공사 차질설, 국방 밀약설 등을 제기했다.
현재까지 유력한 것은 △이명박정부인 2009년 바라카 원전을 수주하며 UAE 유사시 한국군이 개입한다는 내용의 비공개 협약을 맺었고 △새 정부 들어 이를 수정하려 했으나 UAE가 반발,△대통령 특사를 파견했다는 전개다. 이걸 속시원히 공개하지 않으니 의혹이 커졌다.
그러나 문 대통령도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투명성만 외칠 수 없는 외교관계의 특수성, 이전 정부의 비공개 결정도 존중한다는 점을 들었다. 다만 "공개되지 않은 협정이나 MOU(양해각서)의 내용 속에 흠결이 있을 수 있다면 앞으로 시간을 두고 UAE 측과 수정·보완하는 문제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개여부도 "적절한 시기가 된다면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전 정부 결정을 존중한다는 정부 연속성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입장에도 반영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외교부 TF의 2015년 한일 합의 평가, 전날(9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후속조치 발표에 대해 "만족할 수 있겠느냐. 충분히 만족할 수 없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최선인 방법을 찾아내야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꺼낸 것은 배상이나 보상보다 진실과 정의라는 원칙이다. 그는 "왜 파기하고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을 할 수 있겠다"며 "일본이 진실을 인정하고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해 진심을 다해 사죄하고, 그것을 교훈삼아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나갈 때 할머니들도 일본을 용서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완전한 위안부 문제의 해결일 것"이라며 "정부와 정부 간에 피해자를 배제한 채 조건과 조건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난 정부에서 그렇게 도모한 것 자체가 잘못된 방식"이라 지적했다.
일본이 기존 합의에 따라 이미 지급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우리 정부가 집행한 10억엔에 대해 '환불'을 고집하지 않는 것도 이런 차원이다. 문 대통령은 "만약 그 돈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면, 그 사용에 대해 일본과 위안부 할머니들이 동의한다면 그것도 바람직할 수 있다"며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일본과도 협의해 나가고 할머니들을 비롯한 관련된 단체들과도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김성태 원내대표는 UAE 관련 "국회 운영위 소집으로 전말을 따져 묻겠다"고 말했다.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정파적 시각이나 당리당략에 매몰되어 정치 공세에 열중하면 안 된다"고 문 대통령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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