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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왼쪽)이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종결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남북이 고위급 회담에서 '군사당국회담 개최'를 합의하면서 언제 어떤 의제로 회담이 열릴 지 주목된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풀어야 할 안보 의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산가족 상봉 등의 인도적 문제도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언제라도 엎어질 수 있다는 전례를 봐왔다. 따라서 군사당국회담은 다른 실무회담과 달리 남북 간 관계를 설정하는 승부처이자 본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간만에 남북 간 군 당국이 마주하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자체로 의미가 있다. 남북 간 서해 군 통신선 복원된 것도 긍정적이다. 이 같은 상시 대화 채널이 열리면서 군사회담 개최 협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軍 통신선 복원 군사회담 협의 탄력...'낮은 수준'부터 단계별 접근 = 군 관계자는 10일 "오전 8시부터 약 5분간 서해 군 통신선 점검을 위한 시험통신이 정상적으로 실시했다"면서도 "시험 통신간 특이한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군사당국회담 개최 시기와 관련 "아직 언제 열릴 지를 말하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수시로 연락할 수 있는 군 통신선이 열린 만큼 이르면 이번 주 말이나 다음 주 내로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같이 군사당국회담이 일찍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은 재개될 첫 군사당국회담의 성격이 우선 평창 동계올림픽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북측 대표단 일행의 신변안전보장이나 안전한 이동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도 "(군사당국회담 개최의) 기본이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지원에 초점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군사분야라는 단독 분야의 행동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서 열리는 국제경기 참석을 위해 북측 대규모 방문단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오기 때문에 육로 통행 수단이나 통행방법, 통행절차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것이다.
정부도 서두르지 않고 '낮은 수준'의 의제부터 풀어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따라서 정부는 군사당국회담을 통해 올림픽 기간 내 북한의 우발적 군사 도발을 차단하고, 나아가 북한 대표단의 출입절차 등 덜 민감한 문제 논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양날의 검' 군사회담...회담 격 따라 의제 민감도 상승 = 군 당국은 군사당국회담에서 논의될 의제에 대해 평창 올림픽 지원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 남북 간 협의에 따라 장성급이나 고위급 군사회담이 개쵤 가능성도 열어놨다. 또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라는 큰 원칙을 여전히 유지하면서 회담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이럴 경우 군사회담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군사회담이 올림픽이라는 영역에 맞춰서 열린다면 결국 북 선수단 통행문제 등을 논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안된다"면서도 "그러나 장성급 회담 등으로 의제가 올라가면 올림픽과는 결이 다른 얘기가 나올 것이고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결국 2004년 6월 2차 장성급군사회담에서 합의했던 '서해 우발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 일대 선전활동 중지'문제 등이 최고 의제로 오를 수 있다"며 "이는 곧 선전활동 중지와 맞물리면서 대북확성기 중단 문제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평창 올림픽 기간 동안 휴전상태를 약속한 상황에서 대북확성기라는 심리전 도구는 휴전이념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특히 임시 연기된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가 나올 시에는 문제가 복잡해 질 수 있다.
김 교수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 등의 경우에는 장성급 군사회담이 열려도 풀기 어려운 문제"라면서 "일단 올림픽을 앞두고 관련 실무회담으로만 진행되는 수준으로 풀어가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좋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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